반갑고 고마운 두 분이 나오셨습니다. 여울님은 충북 괴산에서 아침 일찍 승용차를 타고 낯선 길을 찾아오셨습니다. 멀리서 오신 손님을 맞이하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얘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큰 수술을 마친 후 회복하시는데 10년 정도 걸렸고, 걷기 시작한 지는 이제 한 2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건강 회복을 위해 꾸준히 주 2, 3 회, 하루에 만보 정도 걷고 있다고 합니다. 밴드 활동과 글을 보고 힘들 때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걷기 활동과 후기, 그리고 올린 글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고맙고 뿌듯합니다. 또한 걷기 학교가 가야 할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걷는 중간에 20분 침묵 걷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수다 떠는 것도 걷는 재미 중 큰 재미입니다. 그 재미를 빼앗고 싶지 않고 또한 저 역시 수다를 떨고 즐겁게 걷고 싶어서 침묵 걷기 시간 없이 수다 걷기로 진행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근데 오늘 두 분의 말씀을 듣고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울님은 침묵 걷기를 경험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끝난 후 20분이 길게 느껴졌다고 말씀하시며 집중이 잘 되었다고 합니다. 말씀하시기 전에 진행하지 못한 것이 죄송스러웠습니다. 먼바다님은 평상시에 명상을 하려고 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침묵 걷기 시간 내내 집중을 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아마 함께 하는 걷기 명상의 에너지 때문인 거 같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도반이 중요하고 함께 걷기 명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오늘 집중이 매우 잘 되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걷기를 마친 후 돌아오면서 걷기 학교의 정체성 또는 다른 걷기 동호회와의 차별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길을 걷는 것은 같습니다. 하지만 걷기 학교는 마음챙김 걷기를 침묵 걷기와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화를 하면서도 마음챙김 걷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발의 감각 또는 신체 감각에 집중하는 마음챙김 걷기를 침묵과 함께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점이 다른 동호회와 차별점입니다. 또 하나는 걷기 전 스트레칭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감각을 깨우고 걷기 전에 몸을 워밍업 시키며 부상 예방을 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은 모임 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걷기와 스트레칭이 우리가 갖고 있는 정체성이자 차별점입니다. 이 점을 잊고 지내왔는데, 오늘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깨워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음챙김은 걷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대화를 나누며 경청을 하는 것도 중요한 마음챙김 듣기입니다. 말을 하면서 또는 하기 전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이 상황에 맞는 말인지 알아차리는 것은 마음챙김 말하기입니다. 식사를 할 때 잠깐이라도 식사하고 있다는 마음챙김을 하는 마음챙김 먹기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언행 또는 갑자기 주어진 상황으로 인해 감정이 올라온다면 그때 느껴지는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습니다. 침묵 속 마음챙김 걷기를 통해 마음챙김이 익숙해지고, 나아가 일상 속 마음챙김이 잘 된다면 참 좋은 일입니다. 그 연습을 하기 위해 걸으며 침묵 속에서 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는 것입니다.
앞으로 마음챙김 걷기 시 20분 간 한 번 또는 두 번의 침묵 속 마음챙김 걷기를 하겠습니다. 30분은 좀 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첫 번째 걷기 시 발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습니다. 두 번째 진행 시에는 몸의 감각 즉, 청각, 후각, 촉각, 시각을 열고 지금-여기에서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감각을 느끼며 걷는 개방형 마음챙김 걷기를 진행하겠습니다. 걷기 전 사전에 방법에 대한 안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주 나오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처음 나오시거나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안내입니다.
걷기 학교를 시작하면서 참가가들에게 단지 신체의 건강만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닌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고자 하는 발원이 있었습니다. 또한 글을 쓰면서 이 글이 단 한 명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은 참 의미 있는 날입니다. 마음챙김 걷기를 하며 일상의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나 마음의 집중과 평온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밴드 활동과 글과 사진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걷기 학교는 정체성을 잘 유지하며 원래의 취지와 발원을 잊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겠습니다. 오늘 만나 함께 걸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울님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괴산에 함께 걸으러 가겠습니다. 먼바다님,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자주 길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오늘 만나 함께 걸었던 모든 분들 반갑고 고맙습니다. 다음 길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