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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 Dec 01. 2020

갈등을 해결하는 우리의 자세

종례시간 읽어주는 담임의 편지

갈등은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을 말해. 우리는 하루에 한 번씩은 늘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 같아. 나를 대하는 친구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생긴 친구와의 갈등, 날이 추운데 이불 밖으로 나갈지 말지,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을 굶을지 말지. 이런 사소한 갈등이 연속되는 것이 우리의 삶인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나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너희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니?


선생님은 내적 갈등이 생길 때 항상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려 해. 절대적으로 원하는 게 없을 수는 있지만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은 항상 있거든. '이렇게 상황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라던가, '이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와 같은 생각들이 드는 것들 말이야. 아마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을 거야. 그렇다면 더더욱 내가 원하고 나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시간을 들여 고민해. 언제나 결정의 중심에 나를 두려고 하고, 문제 해결의 주체는 내가 되려고 노력해. 고민 후 결정한 상황에 대해선 언제나 그렇듯 후회하거나 뒤를 돌아보지 않아.


나의 마음은 보이고, 타인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과 갈등이 생겼을 때가 더욱 난감할 거야. 선생님은 최대한 나의 입장과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는 편이야. 오해 없이 진심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택한 방법이야. 관계와 과정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고 그만큼 정에 약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불만을 갖고 갈등을 유발하는 일은 없었어. 하지만 나에 대한 상대방의 오해로 갈등이 생기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 진심이 통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하는데 진심이 전해질 수 없을 만큼 오해가 깊어진 적이 있었어. 그래서 선생님은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관계를 끊었어. 내 안의 갈등을 해결할 때와는 사뭇 다르지? 

사실,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해결할 때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했던 것 같아. 하지만 사람 사이의 일이 내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걸 아주 늦게 알았어. 그리곤 놓아주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 소중한 사람들을 하나 둘 보내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점점 관계에 회의를 느꼈지. 보이지 않는 타인의 진심을 알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과정에서 상처 받는 경우만 많았고, 나의 마음과 남의 마음이 전혀 다르다는 걸 서른이 넘어서야 받아들이 수 있었어. 지금은 오히려 관계를 맺는데 쏟는 에너지도 적어지고, 그만큼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

 때로는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는 것도 나를 위한 길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야. 우린 시간을 기다리고 상황을 지켜보며 인내하고 있는 거야. 그저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무언가를 해결하려 바삐 움직일 때보다 어려울 때도 있어. 갈등이 생겼다고 해서 쫓기듯이 해결하려고 들지 말자. 때로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그걸 기다릴 줄 아는 것이 필요할 테니. 인내하는 마음을 기르자. 그렇게 인내하는 마음의 근육을 기르다 보면 삶이 흘러가는 것도 조금은 편하게 바라봐 줄 수 있을 거야. 성급히 해결하려 들다 보면 그르칠 수 있는 일도 천천히 돌아가다 보면 해결의 열쇠가 보일 수도 있어. 늘 적극적으로 문제를 마주하려 했던 선생님이 알지 못했던 한 가지가 기다리는 힘이었어. 


갈등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그만큼 성숙해지게 한다.


매일 한 고비고비를 넘길 때마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어떤 어른이 될지는 오늘 우리가 내린 결정이 보여 줄 것이야. 인생의 수많은 갈등을 겪게 되면서 너희가 힘든 순간을 맞이할 텐데 그렇다고 상황을 회피하는 어른으로 자라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갈등을 마주한다면 우리는 오늘보다 조금 더 성숙한 어른이 될 거야.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지만 오늘을 무사히 보낸 우리를 격려를 해주며 오늘을 정리하자. 그리고 오늘 하루 마음을 힘들게 하는 갈등이 있었다면 잠시 내려놓자. 그렇게 기다림의 가치를 아는 어른으로 자라 가자.


오늘도 수고 많았어. 내일 보자. 안녕.


마음이 튼튼해진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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