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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코치 Young Oct 10. 2021

질문하는 아이, 호기심이 많은 아이

독서 적기교육으로 논리와 감성을 잡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 끊임없이 무언가를 물어본다. 그러나 내 아이는 그런 아이들과 달리 질문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마다 호기심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다르다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아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고, 아는 것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어느 순간 끊임없이 내게 질문을 쏟아대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아마 그전에도 내게 뭔가 물어보기는 했을 건데 그때는 엄마인 내가 아이가 질문하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인간의 본능 중 하나가 바로 호기심이다. 특히 아이들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이때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주고 있는지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


  말을 하기 시작하는 2~3세 아이들은 ‘엄마, 이게 뭐야?’를 무한 반복해서 물어본다. 그래서 아이가 물어보는 걸 몇 번이고 알려준다. 분명히 아이가 알고 있어서 말도 할 수 있는데 아이가 알고 있는 걸 계속해서 물어본다면 아이들은 그 이름을 몰라서 물어보는 게 아니다. 아직은 자신이 궁금해하는 걸 구체적으로 물어볼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뭐야?’라고 계속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는데도 똑같은 질문을 여러 번 물어본다면, 아이에게 좀 더 자세하게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쓰임새 등 다양하게 대답을 해주면 된다. 만약 아이가 컵을 아는데 계속해서 컵을 가리키면서 ‘이게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이건 컵이라 부르는데, 컵에는 물도 담아 마실 수 있고, 주스도 담아 마실 수 있다고 컵에 담아 마실수 있어. 그리고 뜨거운 차는 후후~ 불어 먹기 좋게 식혀서 마셔야지. 유리로 된 컵은 깨질 수 있으니까 손으로 꼭 잡아야 해. 네 컵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유리처럼 쉽게 깨지지는 않아. 그리고 손잡이가 달려 있어서 컵을 손으로 잡기가 좋아.’


처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한다. 반복적으로 ‘이게 뭐야?’라고 물어보는 시기를 지나면서 아이들은 질문은 '왜?'로 바뀐다.



 4~5세부터 ‘왜?’라는 질문은 엄마를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이 많다. 엄마가 잘 모르는 걸 질문해서이기도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가 허다하다. 아이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때 아이는 자신의 질문을 받아들이는 부모의 태도를 더 잘 기억한다. 


‘어, 엄마도 몰라.’

‘아빠 오면 물어보자.’

‘엄마 지금 바쁘니까 이따 알려줄게.’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중요한 건 질문하는 그 순간이 지나면 아이도, 엄마도 그 질문을 잊어버린다. 그리고 아이의 호기심도 조금씩 사그라들게 된다. 독서교육 전문가이자 어린이 청소년 지식도서 작가인 최승필이 집필한 《공부머리 독서법》책에서 ‘왜?’라고 물을 수 없는 아이는 지식을 다루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한다.


 질문이 없는 아이는 지식을 만나면 그냥 외우고 이렇게 알게 된 정보는 맥락이 없기 때문에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 정보를 쉽게 잊게 된다. 부모인 우리가 학창 시절에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시험 전날 열심히 외워서 시험을 보고,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잠시라도 외웠던 내용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 것을 경험했다. 


 아이가 질문을 할 때 아이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함께 궁금해하고, 그 답을 찾아주려 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가 질문을 할 때 늘 답을 바로 찾아줄 수 없는 질문이 많기 때문에 아이가 앞으로도 궁금한 게 생기면 항상 물어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질문했을 때 부모의 태도에 따라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고 나오게 된다.


‘그게 궁금했구나.’ 

‘너는 왜 그렇다고 생각해?’

‘네가 물어보니까 엄마도 궁금해지는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이해를 하지만, 질문을 하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대답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줄 수 있는 부모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 우리 어른들도 어렸을 때를 되짚어 보면 순간순간 부모님이 해주신 말씀도 기억나지만 부모님이 어린 시절의 우리를 대해 주시던 태도가 마음속에 더 크게 남는다. 



 유아기 때 아이들이 하는 질문은 어른이 된 부모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질문들이 너무도 많다. 상상력이 커지는 시기에 아이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질문 중에 어른이 보기에 황당한 경우도 많다. 아이들이 하는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 나서 나는 7살이 된 아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질문을 하는 건 아주 좋은 거래. 네가 생각하는 힘이 아주 커지는 거라고 들었어. 그러니까 앞으로는 무엇이든 궁금한 게 생기면 엄마에게 바로 물어봐.’


 그 후로 아름이는 전에 비해 내게 이것저것 궁금해지는 게 있으면 물어보았다. 그런데 하필 아이가 궁금한 게 생각나는 때가 하루의 일과를 모두 마치고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꼭 나를 불렀다. 


‘엄마.’....  ‘엄마,’........       '엄마?'



  몇 번은 너무 피곤해서 잠든 척하고 있으면 나를 여러 번 불러 깨웠다. 그리고 궁금한 게 있다고 물어보았다. 계속되는 아이의 질문에 관심을 보였더니 아이는 주변에서 보고 경험하는 것부터 관찰하기 시작한다.


‘눈은 가만히 있지 않고 왜 돌아다녀요?’

‘동물의 얼굴에는 왜 털이 나 있어요?’

‘풍선은 커지는데 사람 입은 왜 안 커져요?’


  처음에는 대답하기 어려운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까 고민하다 그런 게 궁금했냐고 물어보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생각주머니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아이가 질문한 걸 시간이 나는 대로 함께 책을 찾아보았더니 아름이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지적 호기심으로 바뀌어 늘 궁금한 게 많은 아이로 자라났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잖아요. 전쟁이 끝나고 엄청 많이 손해배상을 했겠네요.’ 

‘공갈빵은 어떻게 만들어요?’

‘햄은 겉을 무엇으로 만들죠?’

‘폐도 두 쪽이니까 신장처럼 떼어낼 수 있나요?’

‘세금도 돌려받을 수 있어요? 세금은 얼마나 내나요?’

‘사람은 왜 아침에 일어나야 할까요?’


  아이가 질문할 때마다 모두 답을 해줄 수는 없었지만 아름이는 초등학생이 지나 중학생이 되어도 곧잘 궁금한 게 있으면 내게 질문을 했다. 아이의 질문으로 아이가 평소에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걸 관찰을 하는지 알수 있었다.


  아름이가 한 질문 중에 7살 때 ‘눈은 가만히 있지 않고 왜 돌아다녀요?’라고 물어보았을 때 백과사전에서 눈에는 6개의 근육이 붙어 있어 눈이 움직이는 거라고 답을 해주었다. 아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학교칠판 글씨를 안 보인다고 해서 찾아간 안경점에서 ‘근시’라는 말을 듣고 근시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백과사전을 찾아 가까운 곳이 안 보이면 ‘근시’라고 하고, 먼 곳이 안 보이면 ‘원시’이며 가깝고 먼 곳이 잘 안 보이는 ‘난시’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21세기 웅진학습백과사전

  엄마는 ‘난시’여서 안경을 벗으면 아름이 얼굴이 뿌옇게 보인다고 말해주었더니 무척 신기해했다. 궁금해하는 것에 그렇게 함께 같이 책을 찾아보거나 엄마인 나도 궁금하다고 말해주었더니 아름이는 무엇이든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시간이 흘러 아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무렵 어느 날 내게 질문을 했다. ‘엄마, 사람 눈은 움직일 때 톡톡 끊겨서 움직여요. 왜 그런 거예요?’라고 물어보았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질문이라 그동안 늘 그래 왔듯이 함께 책을 찾아보았다.

  공포영화에서 보면 인형의 집에 들어간 주인공을 따라 인형의 눈이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끄러지듯이 주인공을 따라 움직이는 인형의 눈은 보면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다. 그러나 사람의 눈은 인형의 눈처럼 움직이질 않는다. 백과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우리가 보는 세상은 입체로 되어 있어서 사물의 모양에 따라 눈이 끊임없이 초점을 조절하고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 아름이가 말한 것처럼 눈이 움직일 때 톡톡 끊겨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 말해주었다.


  아이의 질문을 들으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아이의 생각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려고 여러 권의 책을 꺼내 함께 찾게 된다. 그렇게 찾아본 책을 통해 아이가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모든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은 질문을 한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만큼 아이의 질문도 다양해진다. 다만 아이가 궁금해서 물어볼 때 아이의 호기심을 어떻게 끌어주느냐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이끌 수 있다. 그리고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면 호기심은 자연스레 지적 호기심으로 바뀐다. 세상에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는 무엇이든 관찰하고 자연스레 자기 주도적인 아이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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