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 이를 몇 번 닦을까? 어릴 때부터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질을 하는 333법칙을 고수하며 자라왔다. 이는 다른 사람이라고 다를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점심시간만 되면 화장실엔 양치질을 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 층에 세면대는 2대뿐인데 사람은 100명 가까이 있으니 그 번잡함은 대충 상상을 가게 할 것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점은, 그 번잡함 속에서 일본 직원들의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단순 개개인의 습관 차이라고 보기에 일본 사람들 단체로 점심때 이를 닦지 않으니까 이것도 어찌 보면 각국의 문화와도 연관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궁금증 때문에 일본인 직원에게 "밥 먹고 왜 이 안 닦으세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것은 너무 실례기 때문에 이는 미궁으로 빠졌다. 하지만 그 이유를 우연히 좋아하는 유튜버를 보다가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 일본인에게 문화 차이를 인터뷰하는 콘텐츠였다. 그중 양치질 이야기도 나오게 되어 귀 기울여 들었는데 이유는 이러했다. 일본 사람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가장 삼가는데 화장실에서 이를 닦는 것도 나름 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약간은 갸우뚱거릴 수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했다. 나름 회사 화장실은 모두가 같이 쓰는 일종의 공공장소 있데 그곳에서 이를 닦게 되면 이 닦는 소리 그리고 입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가 묻을 수 있고 가글 소리 등이 다른 용무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한국 사람들이 유독 깨끗이 잘 닦아서 상대적으로 이상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음식이 마늘이나 젓갈과 같은 향이 강한 음식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냄새에 민감해서 빨리 이를 닦는 문화 이진 않냐는 반문이다. 실제 서양사람들도 점심은 단순히 개인 가글을 하고 끝낸다는 주장이었다.
이렇게나 서로의 문화가 상충이 되었을 땐 가끔 나도 뭐가 올바른 건지 우리가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닌지 하고 찾아보곤 한다. 실제 최근 자료에 의하면 오히려 너무 잦은 양치질은 치아를 닿게 만들어 수명을 오히려 짧게 만들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습관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양치질을 하는 것보단 한번 할 때 입속 구석구석 빈틈없이 그리고 치실까지 이용하는 게 더 낫다고도 한다. 이외에도 하루 3번 양치의 부정적인 자료와 연구 결과가 생각보다 많아서 정말 이가 썩지 않기 위해 하루 3번 노력한 우리에게 약간의 배신감 같은 게 느껴졌다.
점심에 양치질을 안 한다 해서 그 일본 직원들을 더럽게 볼게 아니라 그냥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인 특성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뭐 안 보이는데서 가글을 칠 수 도있고 집에서 저녁 먹고 한 30분을 닦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문화의 차이는 뭐가 낫고 옳고 그르다는 것을 가리려는 게 아니라 우리의 습관을 타 문화와 객관적으로 비교해보면서 생각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것이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기에도 좋으니 말이다.
그래도 내일 점심이 청국장이라서 그러는데... 한국에서 근무하는 이상 한국 음식에 대한 대항력은 갖추어야 하진 않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