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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택 Oct 18. 2021

일본 상사에게 정의를 외친 신입

 일본 회사를 다니면 자주 하게 되는 실수 중 하나는 번역의 실수이다. 심의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리뷰 보고서, 기안서 등을 작성할 때 일본어로 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많은 한국 직원들이 일본어를 할 줄 알지만 아직도 못 하는 사람도 많기에 우리에게 파파고 번역기는 필수 중에 필수다.


 다행인 점은 한국어와 일본어는 제법 비슷한 어순과 문법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번역의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온다. 게다가 요즘같이 AI 발달시대엔 번역 누적 데이터가 많아 딥러닝으로 점점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럼에도 번역의 실수가 나오는 이유는 바로 동음이의어 때문이다.  통 문장으로 번역을 하다 보니 중간중간 동음이의어 한자가 의도하지 않은 다른 단어로 번역된 경우가 많다.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은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지만 시간에 쫓겨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잘못된 단어 그대로 보고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중간에 파트장이나 팀장 선에서 걸러지면 다행이지만 시간이 없어 피드백을 받지 못한 경우라면 더더욱 힘든 상황을 초래한다.


 사양仕様(specification)이 사양辭讓(refuse)으로 된다거나, 검사檢査(examination)를  검사検事(prosecutor)로 된다거나 말이다. 뭐 이 정도는 충분히 실수할 수 있다, 양반이다 하다가도 진짜 한 번은 일본인 실장이 분노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입사 1년 정도 된 신입이 정의定義(definition)가 정의正義(justice)로 번역해 보고 한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신입인가?, 일본인 앞에서 정의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이라니.


  어순이 같다는 이유로 너무 번역기를 믿다가 큰코다치게 되는 경우다. 한국어는 상상 이상으로 동음이의어가 많다. 파파고로 통문장을 번역을 돌리는 것도 좋지만 번역 결과에 대해서도 한번 재 확인을 해보라고 당부했다. 알고 보면 신입 녀석이 한방 맥이려는 큰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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