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을 곳이 없어갖구
일단 안녕. 오랜만이야
나는 오늘 오전에 약물로 자살 하려고 했었어.
근데 왜 살아있냐면 친오빠 가족이 조카 데리고 우리 집에 와갖구 하필이면 말야.
결국 못죽었어.
죽는 것도 너무 어려워서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돼.
나는 있지 살아있지만 죽어있어. 살아있는게 아니야
나는 남한테 내 얘기를 할 수 없어. 내 얘기를 하면 그들은 비난을 빙자한 걱정을 나한테 쏟아부어.
그럼 나는 더 멍이 드는거야. 감출 수 밖에 없어 이런 곳에다가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는게 최선이거든.
아빠는 나만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난대. 그럼 어쩜좋니 내가 나가 살 수도 없는 상황이고 죽어야지.
정신과도 가야하는데 알바주제에 일이 너무 많아서 가지도 못하고 있네.
가족들도 그렇고 다들 나를 굉장히 한심한 시선으로 바라봐.
왜 저 나이 되도록, 스무살 후반이 되도록 자리를 못잡았는지, 왜 자기네들이 하라는대로 하지 않는지.(이유를 설명해도 그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아 자기 말만 하는거야) 왜 너는 항상 느린지 등등.
있지 나는 삶을 이어갈 자신도 없고 잘 살 가망이 없어서 내 삶은 여기까지 하고싶어.
사람들은 종종 말해
자살로 죽은 사람한테 자기한테 털어놓지 같은 말을 하잖아
털어놔서뭐하나싶어. 믿을 사람이 있어야지 싶다.
다들 힘들게 사는데 왜 너만 유난이냐는 듯한 말이 싫어
나는 힘들다는 말도 못하니
나는 지쳤어
따뜻한 사람의 말과 체온이 그리워
남에게 내 의견을 말하는게 너무 무서워 심지어 가까운 사람에게도 내 결정을 말하는게 너무 무서워 두려워
나는 차단당하며 살아왔어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살아왔지만
이제 이러는 것도 버거워갖구
실은 스스로를 지우는 것도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돈을 쥐어주고 나를 죽여달라고 하는 생각을 하고는 해.
여기는 가난한 자가 실패를 하면 안되는 사회야.
실패를 하면 할수록 더 아래로 잠기는 사회야.
가족들 짐 되는 것도 지겨워서
삶을 조만간 다시한번 정리하려고 해.
원래는 몇 년 전에 정리 시도 했다가 자살도 실패했었거든
이런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그냥 마지막 인사정도.
애초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했는데말야. 남의 짐이 되기 싫어. 그만 살게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가족들의 한숨이 내 목을 조여. 지쳐가는게 보여서 내가 삶을 정리하고나면 일시적으로 다들 슬퍼하겠지만(슬퍼할지 안 슬퍼할지는 모르겠다. 힘들어했는데 잘 죽었다고 할 것 같아) 시간이 지나면 나는 그들에게서 조용히 잊혀지지않을까. 이게 나도 그렇고 당신들에게도 그렇고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나는 왜 이렇게 남들보다 스트레스에 취약할까
눈 감고 자면 계속 자고싶어. 저승같은거는 없어도 되니까 나는 그냥 내 존재 자체가 역겨워 사라졌으면 좋겠어.
내 편 안 해줘도 되니까 영원히 쉬게 해주라. 이제 꽃도 예뻐보이지 않고 모든게 슬픔으로 보여. 살아서 뭐하나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