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어느새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매거진 "나라는 작가 만들기"의 첫 편(https://brunch.co.kr/@hyec777/89)에서 이야기했듯이 글은 물속에 빠진 나를 건져준 동아줄이었다. 그 동아줄이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다리가 되어주고 있다. 진심으로 내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들이 그 다리를 오고 간다. 그리고 나도 그분들의 다리를 오고 간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스치는 바람이 좋다. 작가님들마다 글마다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가 다르다. 각자 자기만의 향기를 지니고 자기만의 색깔로 다리를 꾸미고 글 터를 가꾼다. 나는 왜 이렇게 못 쓰지 하는 생각이 들면 내 글터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 다른 작가님들 글터로 마실을 간다.
어떤 작가님의 글터에서는 이른 봄 비가 내리고 어떤 작가님의 글터에서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어떤 작가님은 흰 눈을 소복이 맞고 나를 기다려준다. 난 그 터들을 걸으며 봄비를 맞기도 하고 수확물 하나를 얻기도 하고 눈싸움을 하며 한바탕 크게 웃기도 한다.
와, 이런 세상도 있구나. 이런 마음도 있구나. 이런 글도 있구나.
못 쓰는 글이지만 그래도 써야 하는 이유를 다른 작가님들 글터에서 가득 담아온다.
그리고 다시 내 글터로 돌아와 글을 쓴다.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성장한 내 글쓰기를 느끼면서.
한 편 한 편 초안을 쓰고 나면 뿌듯하다. 글을 쓰다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가슴이 저려서 한동안 넋을 놓고 있을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