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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는 왜 내 투고를 반기지 않을까?

혹시 '출판사 메일 리스트'를 찾고 계신가요?

by 송혜교



'출판사 메일 리스트' 공유해 드립니다


언제부터일까? '책을 출간하려면 최소 200건의 투고 메일을 돌려야 한다'라는 말이 정설처럼 돌기 시작했다. 이런 소문 탓인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떠돌다 보면 종종 이런 달콤한 속삭임과 마주하게 된다. "댓글에 '출판'이라고 적으면, 출판사 300곳의 메일 주소 리스트를 보내드립니다."


자신이 하나하나 모아 온 출판사 메일 주소 목록을 구독자에게 아낌없이 나누겠다는 이야기다. 누군가의 피땀이 녹아든 자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니. 시간이 곧 금인 요즘 같은 시대에, 이만한 횡재가 또 어디 있을까?


자칫 그럴싸해 보이는 이 리스트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출판사 수백 곳의 메일 주소를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책을 출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300건에 달하는 메일을 보낸다 해도 마찬가지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에 출판사가 이렇게 많다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현재 한국에는 8만 개 이상의 출판사가 있다. 투고를 받지 않는 1인 출판사의 존재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인구 대비 엄청난 비율을 자랑한다. 단편적으로 비유하자면, 현재 활동 중인 모든 브런치 작가가 한 곳에 한 권씩 출간하고도 남는다.


세상에 출판사가 이렇게나 많은데, 왜 내 투고는 번번이 거절당할까? 어째서 메일을 300개, 아니 500개 보내봐도 계약하기 어려운 걸까? 사실은 문장 안에 답이 숨어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출판사가 있기 때문에, 메일을 500개씩 보냈기 때문에 그만큼 거절도 많이 당하는 것이다.


화살을 많이 쏠수록 과녁에 닿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건 참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딱 한 발의 명중이다. 달려가며 마구잡이로 쏜 화살 300개와 충분한 준비를 거친 후 차분히 조준한 화살 10개 중 무엇이 더 강력할까? 또 어느 쪽이 더 소모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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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말하고 교육 정책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열다섯에 중학교를 자퇴했고, 스물다섯에 작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에세이를, 한겨레에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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