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옥초당
3. 백단 향이 피워내는 한 송이: 꽃의 모습
더불어서 느껴지는 것은 백단을 기조로 하는 향기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풀 다진 향기. 몽실거리는 꽃봉오리 같기도 하고, 풋풋하게 이슬 어린 새벽의 치자꽃 같기도 합니다. 더불어서 풍겨 오는 달콤함은 꽃 속에 잠들고 새벽 한기에 살짝 언 꿀 방울일까요?
백단은 침향과 비슷하게 고급 향의 중심이 되는 재료이지만, 가격대가 침향보다 저렴해서 조금 더 바탕 재료로 두루 쓰이는 편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좋은 백단, 잘 다룬 백단은 돋보이기 마련인데요, 꽃의 모습(花の象)을 피우면 그렇게 세심하게 만들어진 백단 향과, 백단 향이 품을 수 있는 개성, 짜임새, 향당이 추구하는 만듦새를 체험할 수 있는 듯해 기분이 좋습니다.
침향이 조금 배합되어 있다고 하는데, 침향은 윤곽을 잡는 슬쩍 달콤하고 중후한 부분을 맡고, 전반적으로는 시원하고 가벼운 인상으로 꽃 향기와 산뜻한 향기가 불과 함께 타들어가며 솔솔 풍겨 오고 있어요. 약간 서늘한 밤, 청량한 봄가을의 낮에 너무 무겁지 않고 화사하게 공간을 장식하기에 빠짐이 없는 향입니다.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점도 칭찬할 만합니다. 꽃의 모습(花の象)에는 시원한 달콤함, 우유 같은 파스스함, 풋풋한 풀과 이슬의 향기 등이 빠짐없이, 그러나 어느 하나가 너무 강하지 않게 밸런스가 잡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래서 주장이 세기보다 은은하게 이 모든 향을, 공간 안에 퍼뜨리면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그 모습은 청초하지만 화려함 가득한 히비스커스 겹꽃 같아요. 향을 피워 놓고 눈을 감으면, 다소 이국적인 옥초당의 향조가 새벽 이슬을 품고 폭신해 보이는 꽃잎 가득 달콤하고 화사하게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