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고 행하는 것을 넘어서서 꿈꾸는 대로 존재하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젊은 시절 중소기업의 엔지니어, 기업인, 일본을 대표하는 경영자를 거쳐 은퇴 후 탁발승으로 살아온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아흔이라는 나이에 자신의 인생을 돌이키며 얻은 지혜들을 나누어주는 책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이 두 물음에 대한 저자만의 대답을 진지하게 풀어낸다.
살아가는 존재 하나하나는 각자 자신만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 또 각자가 자신의 안경을 통해 보이는 세상의 모습에 한해서는 최선의 선택들을 하고 살아간다. 저마다 자신의 안경을 통해 좋아 보이는 것들을 원하고, 원하는 것을 얻으려 행하며, 그것이 지속되면 우리는 우리가 보는 안경과 유사한 존재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저자가 쓴 안경은 평화의 안경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저자가 걸어온 엄청난 인내심의 여정과 기나긴 역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지속했던 사례들이 경이롭고 은퇴 후 세속으로부터 초연한 승려의 삶을 살면서도 글로서 자신의 지혜를 나누어주는 모습에서 타인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흔 살의 저자가 지닌 타인에 대한 책임감은 자신과 가까운 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생명 자체의 이익에 대한 것이었다. 모임 후 저자가 젊은 시절 썼던 책부터 이 책까지 이 저자의 책을 다섯 권 구매하여 읽어보았는데 저자가 생을 살아가는 동안 이타심이 개인으로부터 가족과 회사 동료를 거쳐 전 생명과 환경으로 확장되는 것이 느껴졌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일맥상통한다.'는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가 꿈꾸는 것을 찾고 꿈꾸는 대로 존재하며 죽는 순간까지 우리의 꿈과 가까워져야 한다.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나모리 가즈오는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쥐어준다. 그가 선물한 나침반의 끝에는 올바른 길,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남도 살리는 길, 요행을 바라지 않는 길이 있다. 이미 저자의 길과 유사한 삶을 살고 있는 이에게는 이 저자의 목소리가 공명을 일으켜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저자의 뜻에 동감하지만 이렇게 행동하기 어려웠던 독자는 이 책을 읽고 동기부여를 받아서 조금씩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어쩌면 저자보다 더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한 길이 부담스럽거나 남의 일처럼 여겨진다면 아직은 두려움이나 분노, 욕망, 자부심 등으로 인해 자신의 삶도 벅차서 저자처럼 이타의 안경을 쓰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태일 것이다. 그럴 때는 짧게는 일주일 동안만 길게는 한 달 동안만 아주 작고 사소한 선택들의 기로에서 눈 딱 감고 한 번 더 올바른 일,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남도 돕는 길, 요행을 바라지 않는 길을 선택해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느껴보기를 응원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좋은 선택으로 인해 내면의 사라지지 않는 기쁨을 경험한다면 우리는 더 사랑할수록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다는 진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살면서 노경영자 이나모리가즈오와 같은 인격을 지닌 분들을 몇 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분들은 한결같이 완벽하고 고요한 기쁨을 내면으로부터 느끼고 자신이 행하고 있는 이타를 주변에 굳이 알리지 않으며 묵묵히 주변에 자신이 줄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전해주는 삶을 산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쩌면 이 조용한 의인들이 이 세상의 어두움을 상쇄하는 빛들이 아닐까? 서로 빛을 나누어 모두가 이타의 빛이 되는 그때 이 아름다운 행성 지구는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