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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인 Dec 29. 2021

제주 요가 여행, 답은 찾지 못했지만

한주훈요가원에서의 2박 3일 수련이 내게 남긴 것




새벽 4 30분에 눈을 떠서, 씻고 5 40 수련을 위해 캄캄한 길을 나선다. 누가 보면 미친 일이라 하겠지만, 요가원은 매일 호흡으로 공간이 가득 메워진다. 잠도   새벽에, 스무  남짓한 사람들이 격정적으로 허리와 가슴을 젖혀 열어내는 후굴을 한다. 그리고  함께 둘러앉아 차를 마신다.



돌이켜보면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지만 제주에서 답을 찾을  있을  알았다. 적어도 무언가 방향은 잡힐  같았다. 당연하게도 제주엔 답이 없었다. 대신  자리에서 계속 지도해온 선생님과, 그의 가르침 아래 진지하게 수련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뿐이다. 진심 중에서도 진한 진심이 모인 요가원. 바다를 건너 며칠을  달을, 심지어는  년을 수련하러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2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진심의 에너지가 내게  여운 만은 짙었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를 제주에서 이어 읽었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생각과 감정을 나 자신이라 여기는 인간의 근본적 착각을 지적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페이지가 내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에고란 인류의 집단적 장애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유독 에고가 강한 것 같다.


회사는 그르고 요가는 옳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치만 그것 역시 에고의 외침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회사든 요가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순간에 존재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이 문제라고. 객관적으로 회사가 별로이하지만, 회사를 그만두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면 나의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책도 제주에서의 시간도 내게 이야기한다.


마지막 새벽 수련에서, 명상과 깨달음에 대한 수련생 분의 질문에, 선생님이 해주신 답변이 나의 물음표에 꼭 이어지는 것 같았다.


 “나는 깨달음이라는 건 없다고 봐. 깨달음은 개념이지, 단어일 뿐이다. 명상은 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는 것도 아니고 깨어있는 상태로 완전한 거야. 요가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이지. 수행이라 생각하지마. 삶 자체가 수행이지, 삶 자체가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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