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북촌요가원 야외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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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제안으로 참여한 백사실 계곡에서의 요가 피크닉. 혜영 선생님의 따뜻하고 분명한 음성을 따라가니 어느새 가을의 자연과 나만 오로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매트 위에 때로는 벌레가 왔다 가고 자꾸만 낙엽이 떨어지고, 울퉁불퉁한 지면에 균형 잡는 게 어색했지만, 가을 햇빛과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땅과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일은 그 작은 불편들을 감수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지난겨울 북촌 요가원에서 내리는 함박눈을 보며 수련했을 때처럼 매트 위에 그대로 녹아들 수 있었던 사바아사나 까지 다 좋았다. 끝나고 자리 정리를 하다 바로 옆에 계신 대통령님도 뵙고, 이 모든 것을 함께 나눈 벗과 함께여서 정말 충만했던 가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