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겨울, 10시, 11시까지 야근을 하곤 했다. 출근하고 터질 것 같은 머리를 안고 집에 와 쓰러져 자는 하루가 반복되었다. 퇴근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내게 큰일이 날 것 같아서, 회사 앞 요가원에 찾아갔다. 첫 시간, 힐링 클래스에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이토록 오랜만에 내 몸을 위해 온전한 50분의 시간을 썼다는 것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밀려와, 사바사나 때 무려 눈물을 흘렸다.
이후 한동안 열심히 요가원에 출석했던 시기도 있었고 한때는 왜인지 오랫동안 소원해지기도 했다. 삶에서 요가가 아주 커지는 때도 있고, 작아지고 버거워지는 순간도 존재한다. 한결같지 않은 내 마음에 자괴감을 느끼고 힘들었던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앞으로도 무수히 그 과정을 반복할 것이고, 결국에는 다시 매트 위에 올라설 거라는 것을.
어느덧 요가를 한 지 5년이 되어간다. 요가를 좋아하게 되고 나서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거나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거나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모나고 뾰족한 사람인 것 같다. 요가를 한다고 다 날씬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나의 경우 근육은 예전보다 생겼지만 많이 먹으면 쪘고 덜 먹으면 빠졌다.
대신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수련하는 동안 생각을 조금 비울 수 있고, 수련 후 찌뿌둥했던 몸이 개운해지는 것이다. 물론 다음날 회사에서 시달리고 나면 바로 몸은 뭉치고 생각도 복잡해진다. 하지만 다시 요가를 하고 나면 무조건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바로 그 순간 때문에 나는 어설프게나마 또 매트 위에 오른다.
20여 년 동안 내겐 그동안 취미라고 할 만한 일이 없었다. 특히 몸을 사용하는 일에는 형편없어서, 어떤 운동도 몇 달 이상을 지속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나이기에 요가를 5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는 스스로가 무척이나 대견하고, 요가는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너무나도 소중한 취미다.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너무 과하게 욕심내지 않고 그렇게 오래오래 수련하고 싶다. 요가하는 할머니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