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8. <오 솔레미오>가 생각나는 밤

파탄잘리 기도문 (오프닝 만트라) 외우기

by 혜인



아주 오랜만에 학생 때처럼 무언가를 외워본다. 바로 <파탄잘리 기도문(Prayer to Patanjali)>다. 요가 지도자 과정 중 <요가수트라>라는 책 맨 앞에 나오는 이 기도문을 암송하는 과제가 있다. 아직 요가 철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요가의 큰 스승인 파탄잘리께 경배하며 수련을 여는 ‘오프닝 만트라’라고 불리기도 하는 것 같다.


꽤나 종교적으로 보이는 의식인데,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요가의 가르침이 오랜 시간을 거쳐 많은 사람들의 말과 행동 통해 지금 이 자리, 내게 온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좋다. 요가를 시작하게 된 건 내게 감사하고 행운인 일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영어와 한글 해석이 있긴 하지만 산스크리트어의 문법구조나 기본 단어들을 아예 몰라서 어떻게 외워야 할지 막막했다. 게다가 선생님과 따라 부를 때 분명 운율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던 차에, 유튜브에서 따라 부르기 좋게 만들어진 영상을 발견했다. 뜻을 모르고 운율에 의존하며 부르니 음악 시간에 <오 솔레미오>를 외워 시험 본 것이 생각났다. 아직도 외울 수 있다.


<오 솔레미오>를 외우던 그때처럼, 계속 반복해 들으니 낯선 뭉텅이의 음성이 각 하나의 문장이나 단어처럼 구분되어 들리기 시작했다. 벌써 절반 즈음은 입에 붙었다. 언젠가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안 하던 걸 하니깐 나름대로 새롭고 재밌다. 전통이나 관습은 비판하고 보는 성격인데, 지금의 배움에서만큼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배우다 보면 또 다른 눈이 생기려니 하고.


근데 이번 주까지 다 외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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