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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 Aug 18. 2021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시간에 대한 보상



원체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10대의 기억은 아득하니, 20대의 기억을 거슬러보면 여러 테스트들을 즐겨해 봤고, 그중 나의 재능과 특성에 맞은 일을 찾아보려 했다. 이미 대학교 1학년 때 진로를 정했지만. 그 진로가 옳은 선택인가에 대해 판단을 하기 위해 많은 경험을 가져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어에 대한 관심이 커서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으나, 이룰 수 없는 목표인지라 현실을 파악하고 기회를 빨리 찾아 전공과 관련된 파리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선택했다. 학교에서 처음 시도하는 프랑스 언어권의 교환학생 자격으로. 언어가 능통하지 않았지만 조금 더 빨리 정보를 알아내고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지금에서야 돌아볼 때 내 사고와 성향은 미국보다 유럽 라이프에 더 잘 맞았다. 내가 자의적으로 선택한 방향은 아니었으나 인생의 타이밍이 나를 위한 길로로 터주고 있었다.


교환학생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서, 서울에서의 자취생활보다 더 힘겨운 타국에서 삶은 종종 향수병에 빠지게 했다. 언어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져서 대인기피증도 있었던 것 같다. 며칠 방에서 나오지 않은 날을 가지며 반년만 지내고 돌아오고 싶었으나, 어찌 시간은 흘러 1년을 채우게 되었다. 자연스레 귀가 트이고 말이 트여서 귀국할 무렵 1년 전과 다른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귀국 후 미리 들었던 교육학 이수학점을 토대로  한 달간 교생 실습에 나갔다. 교생 실습하며 복수전공인 국문학 수업이라.. 너무나 힘들었지만,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보다 사회생활이 흥미로웠다. 이후 방송국에서 1년간 주말 아침 뉴스 프로그램의 AD 아르바이트를 하며 언론사 시험을 틈틈이 준비했었다. 기회가 좋아서 인턴기자를 하며 정기자의 코스를 밟았다. 이후 내가 옮긴 자리들은 기존에 있는 자리보다 없던 자리를 새로 만드는 자리였다. 새로운 업무, 직군.. 20대엔 내가 너무 하찮게 보이고 못나보여서 그 업에서 일하는 내 자신이  안쓰러워 보였다.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올까',

'언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자문자답하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본 적도 많았다. 할 수 없으면 버티라는 것. 그게 더 무모한 방법이었지만, 사회 초년생에겐 체력과 열정이 전부라 실력을 갖춘 주니어, 시니어가 되려면 '시간을 쌓는 시간'이 필요했다. 전문가가 되려면 '1만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시간만 쌓으면 전문가가 될 수 없었다. 기량을 닦아야만 했다. 좋은 사람들 속에서 일을 배우며 건강한 조직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몸으로 흡수할 수 있는 사회인으로 노력해야 했다.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이미 그런 노력은 애초 살아온 환경과 주변의 지인들이 큰 역할을 해준다.


도와줄 수 없는 사람이 없다면, 책을 통해 찾아가든지..요즘에는 워낙 다채로운 콘텐츠가 많아서 귀인들을 만날 채널과 플랫폼이 다양하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그만큼 선택과 판단을 잘해야만 좋은 이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세상을 빠르게 읽어낼 수 있다.


여러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서 좋은 인맥과 자산이 없다면 자신과의 대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나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하루에 늘리는 것. 그게 자신을 알아가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 것 같다. 20대에서 30대, 이제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드니 시간과 에너지 비축이 삶에서 가장 큰 키워드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내 시간을 갖는 훈련을 많이 해둬야한다고 생각했다.


요가와

명상,

리추얼


이 세 단어가 요새 중요시 되는 키워드가 된 점도..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것보다 내 자신의 삶과 몸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도구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요가의 경우 첫 직장을 퇴사하고 난 뒤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또 다시 방송국에서 방송기자들의 취재자료를 찾아주는 자료검색사로 일하게 되면서 마음의 방황을 많이 했었다. 꿈의 직장이었고 꿈의 직업이었던 이들을 도와주는 일이라니. 감사하게 생각해야하지만, 내가 바라는 상을 일상에 두고 일하는 것은 괴로웠다. 희망고문처럼.  


상처받은 내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요가였다. 2011년 합정역 집 근처의 요가학원을 다니며 1~2년간 집중하며 요가자세를 배웠다. 의외로 잘 맞았고, 몸보다 마음이 더 건강해졌다. 이후 요가를 배울 기회는 많았지만 그때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배워본 적은 없었다.(아참, 임신하고 임산부요가도 참 좋았다. 몸과 마음을 건강해주었던)


이후 원하는 직장에서 일할 기회가 종종 왔으나 짧게 일하고 퇴사하는 일이 여러번 있었다. 내 자신에게 문제인가, 혹은 어디에서 문제의 원인이 왔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어느 조직에서의 종결된 매듭으로 나는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더 좋은 동료과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늘어났다.


어느 자리에서든

어느 상황에서든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내 자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변치 않은 진리다.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타인과 세상을  알아가는 시간을 늘리기보단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쌓기 바란다.

나를 위해 축적해온 시간은 빛이 되어 돌아온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때

내가 가장 잘한 점은

어느 플랫폼이든

내 자신과의 대화, 일기를 쓴 점이다.

파리 유학할 때 싸이월드를,

취업 준비할 때 블로그를,

취업 후 힘든 시기에 트위터를,  

서울에서 지금의 도시로 이주하며

경단녀일 때는 네이버포스트를,  

일하며 육아로 힘들 때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덧붙여 2020년 9월 2일에

알게된 리추얼이라는 도구도.

 

어느 플랫폼이든

내가 내 자신에게 말할 수 있는 도구들은 많다.

그러니 '진짜의 나'를 찾는 연습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  

나를 알면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으니깐.


 

요즘 매일 아침 나를 위한 아침상을 차린다. 아침매거진을 만드는 윤진 편집장이 개설한 다섯줄일기X아침식사 리추얼 덕에
부모님은 여전히 아침을 잘 챙겨드신다 허겁지겁 출근하고 등원한 내 자신을 반성케하는 식단이다. (오른쪽은 오늘 세바시 리추얼)
출근하며 잠시 정차하여 내가 사는 도시의 모습을 만끽한다. 가을날씨가 되어버린 8월 3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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