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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 Apr 13. 2022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디서 하나요

집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방을 서재방으로 활용하기


하루 중 집 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침실이다. 24시간의 시간 중 우리 삶에서 '수면'없이 하루를 버텨 내 가기 어렵다. 잠에 진심인 나는 침실에서의 시간이 무척이나 중요했다. 잘 자기 위한 여러 소품 중에 솜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얇은 베개는 필수이다. 더불어 여러 베개를 껴안고 자는 버릇이 있어 내가 사용하는 침대 위에는 베개가 4개 이상 있다. 나만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동으로 쓰는, 아이가 쓸 수 있는 베개들 뿐만 아니라 가드 역할을 해주는 베개들까지.. 5-6개의 베개들이 침대 위에 나란히 놓여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날 이사를 가면서, 집안의 배치도에 맞춰 주거 공간을 조금씩 변경해야 했다. 침실이기에 당연히 안방에 있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우리 집의 침실은 3개의 방 중 복도에 위치한 중간 방이다. 이 방에는 붙박이장과 침실만 놓여있다. 간혹 잠자리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눈이 부시지 않은 낮은 채도의 작은 스탠드와 책들을 놓을 수 있는 철재 협탁이 놓여있다. 정말이지 잠을 잘 자기 위한 방이다. 깊은 수면실을 만든 이후에 나의 수면 만족도는 아주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침실로 사용하는 안방은 우리의 경우 서재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3개의 방 중 출근 시간이 이른 남편의 방은 현관과 가까운 방에 위치했다. 무엇보다 이번에 이사 오면서 자신의 방이 생기길 원하는 그의 의사를 존중하여 방 하나를 내주고, 그와 또 다른 협의가 필요했다. 안방을 내 방으로 내달라는 것이었다. 안방의 아래에서와 같이 의미론적으로 그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안방 1 (-房) [명사] 
1. 집에 달린 방 중에서 중심이 되거나 어른이 거처하는 곳. (=오실)
2. 바깥세상에 대해서 가정적 울타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오실)

안방 2 (안房) [명사]
1. 집 안채의 부엌에 딸린 방.
2. 안주인이 거처하는 방.

출처. 국립국어원 


사전적 의미를 찾아봐도 '집에 달린 방 중에서 중심이 되거나 어른이 거처하는 곳'이라는 의미처럼 집 안의 여러 방 중 중심의 역할이 되는 방이다. 그 방을 서재방으로 사용하겠다는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겠지만, 24시간 중 집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침실 이후에 두 번째로 서재방이 꼭 필요했다. 이사 오기 전, 안방 옆방을 서재방으로 활용하며 삶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시간을 보냈었다. 그 방에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매일 모닝 글쓰기를 통해 생각 정리를 하며 창고처럼 쓰던 방을 서재방으로 꾸미고 난 후, 지난해 1월 신문기사 1면에 실린 촬영 장소(아래 두 번째 링크)가 되었다. 


https://brunch.co.kr/@hyejeongson/56

https://brunch.co.kr/@hyejeongson/62


집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집 밖의 공간은 카페를 이용하든, 도서관, 작업실을 이용하든 일정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 비용을 되려 집 안의 공간을 꾸미는 걸로 사용하면 어떨까. 


작업을 시작하려면 각자의 작업에 몰입하기 전의 '예열시간'이 필요하다. 늘 마음에 드는 공간이 어디서나 갖춰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나만을 위한 공간을 집 밖에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에게 방해받지 않은 공간을 만들려면 그 공간을 집으로 가져오는 방법을 찾는다면 일상의 만족감은 조금씩 올라간다. 내가 사는 집에 대한 애정이 더불어 생기고, 언제 어디서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자정 시간에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을 하며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면, 책상이라도 내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보길 권한다. 


그 책상 하나만이라도 나를 위한 작업 책상을 놓고 좋아하는 소품들로 꾸며보는 것도 사이드 프로젝트의 첫 시작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나를 위한 아카이빙 공간이기에 이 공간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나만의 콘텐츠연구소', '콘텐츠 작업실'처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눈이 부셨던 초여름의 날씨처럼. 4월 12일 화요일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날씨 덕,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책들도 잔뜩 빌렸다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 작업하는 시간이 아닐지라도 1시간가량 걷기 명상 후 먹는 이른 점심은 하루 중 여러 기획 아이템을 머릿속에서 선보이게 해 준다.


가장 에너지를 많이 받는 집에서의 서재방, 안방을 서재방으로 바꿨다. 좋아하는 책들을 코너에 장식하기도 했다  
이사 온 이후 책상 위치가 바뀌었지만, 내가 애정 하는 소품들을 가득 담아 올리는 곳으로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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