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할 준비가 된 사람들
행복한 예민이가 되어보려고(2)믿을 수 있는 누군가
예민하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내가 그래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주변에 나를 위로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열 손가락으로 다 셀 수 있는 정도로 소소하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고 뭉클하다.
걱정이 많은 탓에 내 얘기를 꺼내기 전에도 '너무 TMI인가, 걱정을 끼칠까, 부담을 주는 말일까'와 같은 생각이 스치지만, 그 생각 끝에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면 기꺼이 나의 불안을 잠재워주고, 내 감정의 타당성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어떨 때는 마치 내가 이야기해 주기를 기다렸던 사람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하고 그들의 위로가 주는 포근함에 잠시 스트레스를 내려놓는다.
위로만으로 당면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알지만, 그들은 나의 불안을 잠재우고 뾰족했던 마음을 조금은 둥글게 만들어준다. 그러면 좀 더 차분하게 시야를 넓혀서 상황을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예민하게 바짝 긴장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동동거림을 멈추고, 문제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나와 내가 겪은 일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가족과 친구라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담실에서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다 보면 가족과 친구의 공감과 위로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
꼭 가족과 친구가 아니어도 괜찮다. 당장 나를 위로해 줄 가족이나 친구가 없다면 또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야기하기가 어렵다면 가까운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도 좋다. 이야기를 잘 들어줄 전문가가 있으니까 말이다. 나도 가족이나 친구에게 이야기하기 부담스러울 때나 이야기를 하고 나서도 답답함이 남아있을 때는 상담센터에 가곤 한다(얼마 전에도 다녀왔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지역마다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 건강가정지원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공공기관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민한 사람에게는 누군가를 믿고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기꺼이 시간을 내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분명히 있다. 나의 힘듦을 가벼이 안주거리로 삼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해 줄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것이 가족이든, 친구든, 상담사든 분주한 마음을 안심시켜 주는 믿을만한 누군가가 당신 곁에도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