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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빛

난 물속의 행운아

by 김혜미
가장 아름다운 빛

점점 뜨거워지는 아침 햇살이 비치는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하면 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견할 수 있다. 물속에서 빛나는 햇살의 물결이다. 약간 고불고불하게 모양을 띤 물결 사이로 앞으로 쭉 뻗은 나의 팔과, 물결을 가로질러 물을 잡아당기는 손이 보인다. 아름답다. 호흡하는 걸 잠시 잊게 해줄 만큼, 황홀한 빛이다. 햇빛 아래 수영장 물속에서 수영하며 볼 수 있는 그 빛이 지금까지 봐왔던 빛 중 가장 아름다웠다. 그 찰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오랫동안 간직해 꺼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오직 그 순간 물속에 있는 자, ‘나’만 볼 수 있던 나만의 빛을 두 눈에 담았다. 난, 물속의 행운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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