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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쓸모

#산 #바다

by 헤이민 HEYMIN


밤은 수수께끼처럼 찾아와

미지의 문턱에 나를 세운다.


첩첩산중 조난객이 될까,

망망대해 난파선이 될까,

택하고 싶지 않은 것들 사이

끝없는 방황의 방아쇠를 당긴다.


그만해, 그만해, 아무리 외쳐도,

귀 없는 밤은 듣지 못한다.


그저 구멍 난 입술로 뻐끔거릴 뿐,

절규는 총성에 가려

없는 소리가 된다.


밤이 쏘아 올린 방황의 총성과

미지가 내민 환대의 박수소리가 엉켜

마음에는 불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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