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스님이야기 1
티몬과 품바를 아는가.
라이언킹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인데 그들이 딱 그 모습이었다. 눈 언니를 통해 알게 된 비구니 스님 두 분은 늘 세트로 붙어 다니셨다. 투닥거리다가도 뭐가 그리 웃기는지 한참이나 박장대소를 터뜨리다가 힘들다고 주저앉아 또 웃으신다. 방금 전 싸우신 것 같아 눈치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계셨다.
“송, 우리 흉보는 거 아니지? 사람이 이렇게 불완전한 존재야.”
나는 오히려 솔직 담백하신 두 분의 매력에 빠졌다. 늘 함께 하시니 싸우는 날도 분명 있을 텐데 벌써 17년째 함께 하고 계신다고 했다.
“뭘 대단해, 우리 17년째 싸우고 있는디. 하하하하하하.”
오늘은 스님들께 받기만 한 것 같아 내가 대접해 드리기로 한 날이다. 고민 끝에 호박전을 하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혹시나 짤까 싱거울까 호박을 더 넣었다 계란을 더 풀었다 하니 한 소쿠리를 만들어 버렸다.
(우당탕탕) “안녕하세요.”
간 맞추느라 늦어버린 탓에 서둘러 들어갔는데, 웬 남자스님이 함께 앉아계신다. 비구니 스님 두 분의 스승님이라고 했다. 나는 평소에 볼 수 없는 스님들의 진지하고 예의 바른 모습에 웃음이 났다.
“전주 사람이라고? 거기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도 맛있다는데, 호박전이 아주 기대가 되네요.”
한참 어린 나에게 존대를 해주시며 맛있게 드시니 기분이 좋다.
“맛있는 식사를 얻어먹었는데 내가 줄 건 없고 우리 얘기 좀 할까요?”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시는데 종교에 관한 말씀이다. 당연히 불교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시려나보다 하고 졸지 않으려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가 무엇인지 아는가?”
‘당연히 불교라고 하시겠지.’
“내가 불교라고 할 줄 알았죠? 아니에요.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이에요. 그럼 친절은 뭐야?”
나는 두 눈만 꿈쩍거린다.
“친절은 자신이 아닌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 불필요한 것에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가지 말고 가치 있는 것에 힘쓰며 살아가세요. 오늘 호박전 너무 맛있었습니다. 고마워요."
나중에 ‘무소유’라는 책을 읽고 알았다.
그분이 법정 스님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