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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글로 읽는 '글로벌'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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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Hyeree May 30. 2018

워런 버핏과의 '파워 런치'로 얻은 30억짜리 교훈은?

"진실성을 갖고 매사에 접근하고 거절할 줄 알며 사랑하는 것을 해라"

만약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오늘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을 질문할까?

국제부 기자로 일을 하다 보면 이 맘 때쯤 항상 버핏과의 점심식사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매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기업가와 투자자들은 버핏의 혜안을 얻기 위해 버핏과의 점심 경매에 도전하는데요. 이를 'Power Lunch with Warren Buffet'이라고 합니다.

첫해인 2000년엔 2만 5000달러(약 2700만원)에 버핏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는데 17년 만에 버핏과의 점심 가격은 267만 달러, 약 30억원까지 올랐습니다. 이 수익은 버핏의 사별한 아내 수잔 톰슨 버핏이 생전 활동했던 샌프란시스코 빈민구제 단체 '글라이드'에 기부됩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버핏과의 점심 경매에 낙찰된 기부액

한 끼에 30억 원 이라니 어떤 혜안을 얻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버핏과의 점심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버핏은 올해도 자신과의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해 자선 경매를 시작했습니다. 낙찰된 사람은 지인 7명을 초청해 뉴욕의 유명 스테이크 집인 '스미스앤드월런스키'에서 버핏과 점심시간을 갖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이 레스토랑은 버핏과의 식사 장소로 선정되기 위해 매년 글라이드 재단에 최소 1만 달러를 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버핏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는 셈이니 버핏은 선한 영향력을 지닌 사업가로 인정받기엔 충분한 것 같네요.

몇 시간 전에 그래미상 3관왕이자 So Sick을 부른 R&B의 황재 Ne-yo가 버핏과의 저녁을 먹고 싶다고 밝혀 화제가 됐습니다. Ne-yo는 돈이나 투자에 대한 혜안을 얻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의 캐릭터를 알고 싶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는데요.

그는 "그냥 버핏과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의 태도, 분위기, 느낌을 파악하고 싶어요. 맥도널드엔 가는지, 가면 아침에 어떤 메뉴를 주문하는지 그리고 취미는 무엇인지 이런 평범한 질문을 던지는 거죠. 버핏처럼 성공한 사업가는 어떤 캐릭터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CNBC는 어제 2007년 7억 원에 버핏과의 점심 기회를 받은 미국 전문 투자자 가이스피어와 모니시 파브라이를 인터뷰하고, 점심식사를 하며 버핏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공개했는데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사실 "겨우 이거야? 나도 이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라는 교만한 생각이 스쳤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만난 CEO 등 성공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들은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Basic을 성실하게 지켜나갔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고 살지 못할 때가 많은가요?

버핏이 중요하게 여기는 그 가치를 좀 더 파악하고 싶어서 CNBC와 FT 를 통해 30억 원어치의 버핏의 '말말말'을 정리했습니다. 30억 원을 지불하고 얻은 조언이라니, 잘 새겨봅시다.

1. Approach everything with integrity :매사에 진실성을 가지고 접근하라.

버핏은 자신과 자신의 사업 파트너인 찰스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진실성과 정직함을 지키기 위해 '내면의 척도'(Internal yeardstick)를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내면의 척도가 무엇을 뜻하냐는 질문에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Would you rather be the greatest lover in the world yet be known as the worst, or would you rather be the worst lover and be known as the greatest?"
"당신은 최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최고의 사람과 그 반대인 최고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최악의 사람 이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나?"

"If you know how to answer that correctly, then you have the right internal yardstick"
"만약 당신이 이 질문에 올바르게 답할 줄 안다면 당신은 옳은 내면의 척도를 가진 것이다"

2. Get comfortable saying 'no':'아니오'라고 말하며 거절하는 것에 편안해져라.

버핏은 항상 거절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많이 전했습니다. 그는 한 강연에서도 "그냥 성공한 사람과 정말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대부분 모든 것에 '아니오'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고요.

버핏을 다이어리를 본 사람들은 예상과 달리 버핏의 다이어리는 거의 비어있다고 전합니다. 그는 스케줄을 꽉 채우지 않고 즉흥적인 스케줄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데요.빌 게이트도 이전 인터뷰에서 버핏을 만난 1991년 그의 다이어리는 거의 텅 비어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빌 게이트도 "당신의 시간은 당신이 주도하고 조절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버핏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만남을 제의할까요? 그럼에도 그의 다이어리가 비어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버핏은 수천번이 넘는 거절을 했다는 건데요. 버핏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끌어가려면 그만큼 많은 거절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거절하는 불편함도 견뎌야 한다는 것이겠죠.

3. Do what you love:사랑하는 것을 해라.

버핏은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100% 공감합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뱅커를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기자생활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물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요.

버핏은 "일을 하다 보면 자기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작년 4만 명이 보인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젊은이들에게 "When you go out in the world, look for the job you would take if you didn't need the money" (세상으로 나아갈 때 돈이 필요 없다고 가정한 후 선택할만한 직업을 찾아라)고 말했습니다. 그간 버핏과 함께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버핏은 자신이 하는 일을 매우 사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스로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다 보니 더 큰 확신이 생긴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가장 감명 깊었던 버핏의 조언을 공개합니다.

4.Who you marry is enormously important in determining the happiness in your life and your success : 당신이 누구와 결혼하느냐가 당신의 삶과 행복을 결정할 것이다.

버핏은 작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위대한 스승 중 한 명을 그의 부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성공에는 부인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사별한 부인에 대한 애정을 방송과 강연을 통해 여러 번 드러냈죠. 그는 "당신의 인생의 궁극적인 동반자인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당신의 삶과 행복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나는 그런 점에서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일에도 그렇지만 특히 결혼은 속도보단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버핏과 점심을 먹을 수 있다면 어떤 질문을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