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해 본 여행 중에 제일 특이한 여행이었고 지금도 믿기지 않는 드라마 같은 일정의 연속이었다.
서울에 도착해서 호텔 1박,
병실에서 55박,
서울 출발 전 호텔에서 1박
내가 계획하지 않았고, 꿈이었으면 싶은 긴 여정 중에 많은 분들께 과분하게 큰 사랑과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남편과 친정 식구들은 물론이고 나와 남편을 특별히 대해 주었던 의료진들, 아픈 중에도 나를 웃게 해준 환우들, 바쁜 걸음을 멈추고 느리게 목발을 짚고 걷는 나에게 길을 양보해 주던 행인들, 나를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신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 내가 넘어졌던 날 자신의 업무를 뒤로 하고 비에 홀딱 젖어가며 앰뷸런스를 불러 주었던 청년...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은 분들에게 내 평생 갚지 못할 신세를 진 것도 부족해 병원에서 먹고 마시느라 사용한 엄청난 양의 종이컵과 페트병 그리고 플라스틱 1회용 그릇을 쓰레기로 배출하고. 나는 내 고향 서울을 떠난다.
50이 넘은 나이에 낙상으로 모든 게 '잠깐 멈춤' 되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걸 보니 나는 그동안 큰 고생 안 하고 기복 없이 순탄한 삶을 살았던 가 보다.
나의 어리광을 기꺼이 받아 주며 인내해 준 시트콤 캐릭터 보다 더 어수선한 나의 자매들과 사랑하는 조카 녀석들 그리고 이번 여정 중에 스친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며! Bye For Now~
두려움 반 기쁨 반 복잡한 심정으로 퇴원하는 날, 싱가포르 항공에 몸을 싣는 것 만으로도 집에 온 것 같아 감격하며, 사랑하는 고향과 가족을 떠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