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

일상다반사

by 영랑

나에게 여행은 목적지를 정하고 찾아가기, 목표를 정하고 달성하기를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하는 일이다.


오늘 아침은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6시 전에 무조건 지하철 2호선을 타야 했고 집 앞 버스정류장에 적어도 5시 반에는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기가 목표라 새벽 3시부터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목표 달성의 순간을 고대했다.


결국 일정보다 일찍 목표를 달성한 나는 제주도에 왔다.


오늘 목표 목록에는 두 개의 오름에 오르고 하나의 카페에 가고 두 개의 미술관을 서성이다 든든한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는 것들이 있다. 처음으로 혼자 차를 렌트해서 무사히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도 이번 여행의 중요한 목표다.


물론 계획대로 안될 때도 많다. 그럼 바로 계획을 수정하고 또 뚝딱 뚝딱 새로운 목표를 만든다. 크든 작든 자꾸만 목표를 이루고, 계획을 이뤄내는 하루는 내 마음에 안정과 자신감을 준다.


도저히 목적지에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현실에 위로를 준다. 또 해보자는 용기도.


2024.2.8.


# 김창열 미술관에 갔다.

제주의 색은 검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제주 같은 미술관이라 편안했다.

물방울들이 있었다.

무엇을 물방울의 그릇으로 삼을 것인가 많이 고민하셨다는데, 나는 새카만 흑연 위에 그려진 물방울을 보고 또 보았다.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반사해 낼 만큼 가득 찬 어둠을 뚫고 물방울이 송골송골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주 조금이었다.


처절한 것들은 왜 이토록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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