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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혜윰 May 03. 2024

죽음

무거운 주제지만 솔직해져보는 시간

만약 당신의 삶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꼭 해야 할 다섯 가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에 가까워진다고 하잖아요. 저에게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애써 모른체하며 인생이 영원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영화 코코를 보고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고 죽음을 의연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어요. 그리고 얼마 전 유퀴즈에서 기안84님이 하신 말씀이 인상에 깊이 남았어요. ‘인생은 여행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에게 한 번뿐인 인생 여행이 6개월만 남아있다면, 제가 여행을 하며 만났던 소중한 존재들과 저에게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과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요.


우선 제가 모아둔 돈으로 멋들어지게 차려입어볼 거예요. 패션에 돈을 아끼는 편이라 사고 싶은 옷이나 액세서리가 있어도 가급적이면 소비는 안 하려고 해요. 그런데 가끔 정말 예쁜 쇼룸에 가면 ‘여기부터 여기까지, 저기 마네킹이 입은 것까지 다 주세요.’라는 상상을 하곤 하거든요. 그렇게 예쁜 옷과 패션 아이템으로 제 옷방을 가득 채우고 싶어요. 그다음으로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갈 수 있는 비행기표를 살 거예요.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곳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면서, 저에게 쉼을 선물할 거예요.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가족과 집에서 가까운 공기 좋은 근교로 떠나 식사 대접을 하고 밤새 이야기하며 놀고 싶어요. 요리사는 아니지만 제 손으로 직접 먹음직스러운 한 상을 차리고 그동안 낳고 키워주며, 제 삶을 함께해 준 부모님과 동생들, 그리고 남편에게 고마웠다고 인사할 거예요. 다음으로는 남편이랑 단둘이 드라이브를 떠날 거예요. 제가 이 세상을 떠나고 어디에 어떻게 남고 싶은지 알려주고 제 뒤를 부탁할 거예요. 인생의 동반자, 여행 동료가 되어주어 정말 고마웠다고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 자신에게 편지를 쓸 거예요. 그동안 고생했다고, 애썼다고, 이 여행이 아주 행복하지 않았냐고 물어봐 줄 거예요.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제가 저를 사랑해 주고 주변에 더 많이 표현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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