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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 Jan 01. 2024

변화의 다른 말 | 감자 수프와 깜빠뉴

내방역 오리에


그건

삶을 향한 애정


변화의 다른 말은 애정이 아닐까? 더 나은 쪽으로의 변화를 만드는 일에는 무릇 그런 마음 씀씀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뿐만 아니다. 하물며 맛집이나 공간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사람들의 입맛을 잡아두려면 늘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 때문에 (변질이 아닌) 변화는 롱런의 비결이기도 하다.


새해가 밝았다. 작년에 세웠던 다이어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날에도 저녁을 걸렀고, 컨디션이 안 좋은 채로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다 보니 무리가 와서 그 어느 해보다 감기몸살을 자주 앓았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회사나 육아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으니 아쉽지만 올해는 새해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대신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성만큼은 분명하게 정해두기로 마음먹었다. 구체적인 숫자나 목표치 같은 것에만 연연하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이전보다는 더디지만 그럼에도 조금씩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하기로 했다.




오리에

Oriet



오리에는 빵이 맛있는 브런치 집이다. 메뉴 중에서는 직접 만든 감자 혹은 토마토 수프를 추천한다. 다양한 샌드위치도 치즈가 통째로 올라간 샐러드도 좋지만, 수프에 깜빠뉴를 추가해서 먹을 때 가장 오리에 다운 브런치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브런치에 빠질 수 없는 커피는 챔프 커피의 원두를 써서 향이 깊고 고소하니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브런치집 특성상 라스트 오더는 꽤 이른 시간인 오후 4시지만 낮술도 괜찮은 날이라면 맥주나 와인도 음료 선택 중에 있다.


오리에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장님의 엄청난 애정이 들어가 있는 공간 때문이다. 갈 때마다 어느 화분 속 식물들이 살짝 바뀌어 있고, 카운터 위에는 새로운 오브제들이 진열돼 있다. 그런가 하면 벽면 위 프린트된 그림들의 톤이 달라져있는 날도 있다. 어지간해서는 구석에 먼지가 쌓일 틈도 없을 것처럼 끊임없이 이 공간은 바뀐다. 단골손님도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올 때마다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오리에는 가도 가도 지루하지 않다.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찾아서



곳곳의 먼지를 닦고 배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다. 소중하기 때문에 자꾸 바꿔야 할게 눈에 띄고 그러다 보면 계속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건 굳이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되는 것일 테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서도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해야 할 일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이것이 올해를 시작하는 마음가짐. 2024년 나의 목표다.


오늘도

좋은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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