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첫 마음

by 엄마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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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 육아를 했다. 아이가 태어난 지 30일 즈음에 새로 생긴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나는 그냥 무작정 그곳에 매일 갔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잠들면 옆에 눕히고는 내 책을 읽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도서관이 처음부터 너무 익숙했는지도 모르겠다. 서가를 붙들고 걸음마를 했고, 책을 보며 놀았다. 그렇게 도서관에 발걸음을 했던 아이는 지금도 도서관을 좋아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학교 바로 옆에 도서관이 생겼다. 마치 운명 같았다. 아이는 놀이터에 가는 만큼 도서관에 갔다. 아직도 도서관에서 무슨 행사를 하면 신나서 참여하고 있다. 입학 전에 한글을 여전히 잘 모르는 것 같아서 걱정이 많았는데 아이는 갑자기 혼자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게 이렇게 되는 거였나 싶을 만큼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 받아쓰기는 또 다른 문제라는 걸 새로 배우기는 했지만 말이다.

SE-b328f33d-d92a-4600-9581-302923f3d89f.jpg?type=w1 출처: 픽사베이

1학년 담임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책을 매일 읽어주셨다. 선생님이 읽어주셨던 책을 빌려서 혼자 보기도 하고, 그 책의 시리즈인 다른 책이 있으면 연결해서 보기도 했다. 지난 육아의 기억을 돌아보게 하는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라는 책을 만났다.


바람이 끝나지 않는 한 토네이도는 회전을 멈추지 않는다.
물질을 닥치는 대로 흡수해서 위쪽으로 올려보낸다.
독서를 꾸준히 하기만 하면 책의 수준은 아이 스스로 올려나간다.

출처: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


독서가 토네이도 같다고 했다. 엄마와의 애착과 놀이로 가까워진 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시작으로 토네이도가 시작된다. 바람이 끝나지 않는 한 멈추지 않고 흡수한 것들을 위로 올려보내는 토네이도처럼 독서를 계속하다 보면 아이 스스로 수준을 올려나간다는 부분을 읽으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즐거움만 주고 싶어서 독후 활동에 대한 부담을 너무 안 줬나 싶은 후회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는 처음엔 그림책을 보더니 점점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있었고, 스스로 책 읽는 시간도 길어졌다. 아이는 책과 함께 스스로 자라고 있었다.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부담감은 아이보다 나에게 더 있었다. 교회에서 아이가 활동을 하면서 기도 내용을 적은 게 있었는데 학교에서의 기도 제목은 급식이 맛있는 게 나오게 해달라는 것이었고 집에서의 기도 제목은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학교생활에서 제일 부담되는 것이 아이의 기준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나올까 하는 문제라면, 집에서의 부담감이 학습이라는 뜻이었다. 순간 웃어버렸지만 생각할수록 내가 너무 부담을 주고 있는 걸까 고민이 됐다. 요즘 학습 관련된 책을 계속 읽으면서도 내 안에는 다 내려놓지 못한 부담감이 계속 쌓여 있었다.


처음 육아를 하던 그때를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내가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었는지, 그걸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공부를 안 해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아이의 공부 정서를 해치지 않을 수 있게 노력하기로 다짐한다. 날마다 다짐은 나만 하는 것 같지만 책에서 만난 문장이 또 나를 잡아 주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아이가 바뀌는 게 아니라 부모가 바뀌는 것이 관계 회복의 정석이다.

출처: <독서가 사교육을 이긴다.>



내 기준에 맞춰서 아이를 바꾸려고 하지 말자. 아이는 아이 대로 충분히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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