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책 읽어줘!

<여덟 살 글쓰기>를 읽고,

by 엄마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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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 되고 나니 아이는 스스로 책을 읽었다. 도서관에 가면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좋아하는 자리에 앉았다. 처음엔 책을 찾을 때 도와달라고 하더니 이제는 혼자서 책을 제법 찾아 읽는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에 가면 각자의 시간을 갖고 오게 된다. 진짜 너무 좋았다. 하지만 집에 오면 달라진다. 집에서도 혼자서 책을 읽지만 내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줄 때마다 자기가 읽던 책을 내려놓고 같이 본다고 옆으로 온다. 그리고 자기도 읽어달라고 말한다.


그동안 읽은 많은 책에서 아이가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더라도 엄마가 읽어주는 게 더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기 때문에 흔쾌히 옆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그리고 아이가 골라온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엄마가 읽어줄 때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좀 더 흥미롭게 이야기에 빠져든다는 걸 옆에서 보면 알게 된다. 그래서 그냥 읽어주는 게 더 재미있나 보다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읽은 책에서는 다른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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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은 혼자 읽기보다 같이 읽어야 진도가 잘 나간다. 혼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해도 함께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나눌 때 독서로 얻는 유익이 더 커진다. 수많은 독서모임이 유지되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가 엄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함께 읽는 것이라고 하니 달리 생각이 되었다. 너도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는 게 더 재미있구나. 그래서 그동안 혼자서 읽다가 너무 재미있으면 나에게 다 읽고 난 책을 읽어보라며 전해주었구나.


아이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한 소중한 마음 한 조각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어달라는 말이 함께 책을 읽자는 다정한 초대였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알았다. 날마다 사랑을 담아 건네오는 끝없는 초대를 귀하게 생각해야겠다. 아이의 매달리는 시기가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금방 끝나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육아 선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지친다, 힘들다 하는 생각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중이다. 마찬가지로 나와 함께 읽자고 하는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여덟 살 글쓰기>에서도 말하고 있는 것은 글 쓰는 시간을 통해 아이의 마음이 자란다는 것이었다. 내가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삶의 사소한 순간들을 눈여겨보게 되고 마음을 쓰게 되는 것처럼 아이도 글을 쓰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웠던 순간들이 특별한 기억으로 변화된다는 게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조언처럼 너무 글쓰기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삶에 더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이가 쓰고 싶은 게 생기는 순간을 잘 잡아채서 연필을 쥐여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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