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하마 같아요”라는 사랑 고백
엄마, 선생님이 엄마, 아빠, 삼촌 누구든 같이 와도 된대.
오늘은 유치원에 누구랑 갈까?
며칠 전 등원 준비를 하던 아침에 아이의 말에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잠깐 고민했다. 늘 등원은 나랑 둘이 갔는데 갑자기 아빠랑 삼촌은 왜 찾는 건지 궁금했다. 그날따라 삼촌이 쉬는 날이긴 했는데 그래서 물어봤을까. 근데 그 말이 귀여웠는지 웃으면서 삼촌도 누구랑 같이 갈 거냐고 물었더니 "오늘은 엄마랑"이라고 대답했다. 늘 엄마랑 가고 있는 거 아니냐며 웃어넘겼는데 유치원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아이는 참여수업을 이야기 한 것이었다. 그건 금요일인데 화요일부터 확인을 한 것이었다. 수요일도 목요일도 아이는 아침마다 언제 같이 들어가는지 확인했다.
작년 참여수업을 처음 가서 알게 된 것은 그 수업을 위해 선생님도 아이들도 준비한다는 것이었다. 엄마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어두기도 하고, 엄마에게 불러줄 노래도 연습하고, 부지런히 준비한 모습은 '엄마, 내가 이만큼 컸어요.'하는 아이 스스로 뿌듯해하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그 기대감이 더 커진 것 같았다. 오후 한 시에 참여하는 거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빨리 유치원에 가자고 성화였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선생님이 준비해두신 각종 만들기가 테이블마다 있었다. 모루 인형 만들기를 골라서 생전 처음 모루 인형 만들기도 했고, 원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만들기 재료를 가지고 와서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준비 시간을 지나 아이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바이올린, 중국어, 영어, 브레인해빛 시간이 바쁘게 지나갔고, 마지막엔 아이들이 준비한 노래 선물을 받기도 했다.
생각보다 중국어가 재미있어서 아이보다 내가 더 집중했고, 손을 번쩍 들더니 발표하는 모습엔 벌써 다 컸구나 싶어서 대견했고, 집중해서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도 귀여웠다. 누가 봐도 집중한 모습이 새삼스러웠다. 물론, 여전히 아기 같은 모습도 있고 앉아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 엄마가 있는 곳으로 자꾸 오기도 했지만 작년보다 더 자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교실에는 그동안 그렸던 그림이 있었다. 예전에 가져갔던 가족사진을 대고 그린 그림이었는데 아빠를 제법 닮게 그려놓은 걸 보고 웃음이 났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아이의 사전 인터뷰 영상이 있었다. 작년에는 "우리 엄마는 보석 같다"라고 했었다. 반짝반짝 예뻐서 그렇다고. 나를 가장 예쁘게 봐주는 사람이 여기 있었구나 싶은 울컥한 마음이 있었다. 올해 아이의 인터뷰에는 "우리 엄마는 하마 같아요"라고 쓰여있었다. 왜 하마라고 했을까 궁금해서 들어보니, 자기가 돌아왔을 때 크게 웃으면서 안아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인터뷰를 보는데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웠다. 세상에서 나를 제일 귀하게 봐주고, 가장 크게 사랑해 주는 게 아이들이라는 사실이 너무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최근 우리 2호한테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은 "저리 가", "그만해"였다. 이제 제법 무게가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해 매달리니 목이 아프고 허리도 아파서 버티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건 웃으며 안아주는 모습이었다는 게 그 사랑의 크기 같았다. 받아주지 못하고 버거워하는 엄마의 모습은 잊고 그저 안아주는 엄마를 기억하고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
다들 말한다. 아이가 나에게 매달리고, 나를 찾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걸 아니까 그냥 조금만 더 참고 버티면 이 시간이 지나가겠지, 나중엔 이 순간들이 그리워지겠지 하면서 나는 그 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그저 오늘을 온몸으로 사랑한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모든 게 고마워라 나의 모든 게 고맙다고 말해요 엄마의 그런 말들 반짝반짝해 어여쁜 마음 피어나요
엄마를 보면 제일 사랑해 엄마의 품나라에서 꿈꿀래 나의 하늘 나의 바다야 항상 곁에 있어주세요
두 손 꼭 잡고 늘 함께해요 모든 게 기특해라 나의 모든 게 기특하다 말해요
아빠의 그런 말들 두근두근해 든든한 마음 피어나요 아빠를 보면 제일 사랑해 아빠의 품나라에서 뛰놀래
나의 하늘 나의 바다야 항상 곁에 있어 주세요 두 손 꼭 잡고 늘 함께해요
나의 사랑 나의 전부야 이젠 내가 안아줄게요 늘 따뜻하게 꼭 끌어안아 줄게요
출처: 나의 처음 사랑 노래 가사
오늘 아이들이 준비한 노래의 가사를 다시 찾아보니, 울컥하고 올라온다. 모든 게 고맙다고, 내가 언제 말해준 적이 있었나. 매일 나를 끌어안아주는 너를 내가 고맙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내가 해주지 않은 말을 반짝거린다고 노래하는 아이가 더 빛나고 있었다. 지금이 소중하다는걸, 너무 감사한 순간이라는 걸 내가 또 잊고 있었다.
너의 모든 게 고마워.
그리고 너의 전부가 다 반짝반짝해.
내 사랑아 우리 서로 더욱 고마워하면서 지내자.
너로 인해 하루를 감사할 수 있음을 날마다 고백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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