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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을 코앞에 두고,

by 엄마코끼리

내가 어렸을 땐, 저학년과 고학년만 있었는데 이제 3, 4학년을 중학년이라고 한다고 한다. 3학년이 되면 4교시가 사라지고 학습과목이 늘어난다. 아이가 학원을 다니지 않다 보니 과목이 늘어날수록 내 안에 부담감이 자꾸 커진다. 특히 영어는 파닉스 교재를 반복해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는 것 같다 보니 화가 많이 나곤 한다. 돌이켜보면 한글을 처음 배우는 것도 내 계획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니 영어는 당연히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반복해서 배우면 되는 건데 해야 할 공부가 많다는 생각에 아이는 괜찮은데 나 혼자 조바심이 나는 것이다.


요즘 교육의 트렌드는 여전히 '문해력'에 있고, 그 문해력도 학원이 있으며 교재가 넘쳐난다. 외국어 실력은 결코 모국어 실력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해력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엄마들은 뭔가를 더 해야만 할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기 마련이고, 책을 많이 읽는 걸로 충분할까 하는 불안감이 또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막연히 책을 많이 읽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하니 엄마들은 정보가 많든 적든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추천받은 책이 <1일 1페이지로 완성하는 초등국영수 문해력>이었다. 책의 저자는 자녀교육과 관련된 유튜브 채널 "교집합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나도 몇 가지 영상을 봤던 기억이 있다. 책의 내용을 보충할 수 있을 법한 영상을 큐알로 제시하고 있어서 책은 책대로 읽으면서 영상도 참고해서 보았다. 이 책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의 문해력을 다 따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 내용을 실제로 경험한 일이 있었다.

며칠 전 아이가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문제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규칙을 찾는 거였는데 나는 그날 '수학 문해력'에 대한 문제를 실감했다. 너무 당연하게 사용 중인 단어라고 해도 문제 안에서 사용될 때, 정확하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를 발견한 것이다. 몇 층인가 하는 문제는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한 층'에 몇 개인가를 물었을 때 아이는 그 개념을 바르게 알고 있지 못했다. 규칙을 먼저 확인하기 위해 던진 질문에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나는 당황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풀어서 해결할 수 있었다.


결국 아이의 문해력은 과목별로 따로 체크해야 하는 게 맞는구나 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알게 된 것은, 내가 아이에게 주의를 기울여야만 아이의 문해력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엄마표로 집에서 공부를 봐주며 계속 생각하게 되는 건 학원을 대체 언제 보내야 할까 하는 것과 내가 지금 해주는 걸로 충분할까 하는 고민이다. 내가 어떻게 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일까. 그 과정 중에 읽은 <1일 1페이지로 완성하는 초등국영수 문해력>은 제법 가이드가 되고,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책에서 추천한 동영상까지 보면서 체크하고 아이에게 적용해보려고 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영어 학습

초등 4학년이 되면 영문법을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고 한다. 영어를 하며 중요한 것은 바로 국어 문해력이라는 걸 기억해야 하고, 책에서는 2학년 후반부터 영단어 공부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영어단어 학습을 시작했다. 파닉스 교재를 2종류의 책을 두 번씩 봤지만 습득은 다른 문제라는 걸 알았다. 이래서 학원에서 파닉스만 1년을 한다, 6개월을 한다고 이야기하나보다. 영상을 보니, 단어공부를 위한 교재를 선택할 때는 80%는 아는 단어로 시작하라고 되어 있었다. 내가 고른 건 난이도에서 실패였다는 걸 깨달았고, 정말 제일 쉬운 영어 교재를 골라 다시 시작하고 있다. 영어는 교과서 만으로는 부족하니 리딩과 문법, 어휘를 모두 별도로 보충하며 학습을 해야 중학교에 가서 갑자기 달라진 난이도에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너무 할 게 많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기로 마음을 잡아본다.

단어를 반복학습하도록 해주는 보카키트 만들기 실습(우유팩 없어서 종이컵으로 했다)


2. 국어 학습

국어는 아무래도 독서가 기본이 된다. 우리 아이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그저 읽기만 하고 있기 때문에 독후활동을 진행해보려고 한다. 그저 읽기만 하는 것만으로는 아이가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냥 책을 읽기만 했을 때는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책들이 많았다. 그나마 한 가지라도 적용할 점을 찾고 기록했을 때 내 안에 더 남기 시작했다. 아이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새로운 어휘도 정리하고, 독후활동도 함께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서 독서와 글쓰기를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책도 읽어보았다.


3. 수학 학습

수학은 선행보다 후행학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영상을 보았다. 후행학습은 결국 복습을 하는 것인데 방학 동안 집중해서 3주 이내의 짧은 기간 동안 그전에 공부했던 수준으로 공부하면 된다고 한다. 초등 3학년과 초등 5학년이 복습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후행 학습은 한 학기 동안 했던 내용 전체를 다시 한다기보다 아이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시 학습하여 구멍을 메꾸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좋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새로운 어휘를 공부하기 위한 어휘 카드를 자료로 주었는데(교집합연구소 밴드자료) 거기에 수학 어휘 공부카드도 있었다.

아이가 하는 공부인데 결국은 내가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보니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자꾸 많아진다. 이 모든 것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아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독후활동을 너무 부담스럽게 해서 독서에 대한 의욕마저 시들게 하지 말고, 영어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음을 닫히게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어느 수준까지 아이에게 과제를 주는 것이 적당한가 하는 고민은 엄마표로 학습하는 사람들 모두의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답은 언제나 내 아이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지. 내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 아이가 감당할만한 양으로, 너무 시시하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은 그 지점을 함께 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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