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와 빼꼼

두 남자의 눈물

by 아이리스 H


어언~30년

가장을 짓누르는 삶의 무게가 버거웠나 보다

아빠곰은 빼꼼처럼 통통했던 몸이 날씬해졌고

사회초년생이 되어 세상과 맞서며

쿵푸 팬더처럼 날렵했던 아들 곰은 통통해졌다.


아빠곰과 아들 곰은 2년 3개월 만에 한국에서

만났다. 코 시국에 하늘길을 뚫고...


"아들아~ 아빠가 너무 미안하다.

와보지도 못하고 이제야 아파서 오게 되었어

어쩌면 좋으냐~~"


"아빠,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그리고 난 괜찮아요.

이렇게 얼굴 보니 너무 좋아요."


눈물의 드라마 한 편을 찍었다. 현관 앞에서 두 남자는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한 동안 속울음을 울었다.

이런 만남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씩씩했던 남편과 에너자이저 아들이 울고 있으니 나도 눈물이 났다.


너무 긴 시간 서로의 마음속 빈자리는 애틋함, 그리움, 보고픔이 자리했다가 물풍선이 터지듯 톡 하고 터져버린 것 같았다. 앞만 보고 전력 질주했던 두 남자는 꺼이꺼이 울고 말았다.


아프고 나서야 돌아온 한국, 나그네처럼 오고 갔던 해외살이는 힘겨웠지만 그럼에도 두 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웬만해서 눈물보다는 웃음을 주던 두 남자는 만나서 눈물로 회포를 풀었다.


남자들의 눈물의 의미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남자의 눈물은 여자들의 눈물보다 두배는 슬픈 듯 마음속이 아려왔다.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고 센척하던 남편이 먼저 눈사람이 녹아내리듯 눈물을 터트렸다.


아들은 아빠보다 한 뼘은 더 키가 컸고, 넓은 가슴으로 아빠를 안아주었다. 어느새 작아진 아빠의 등을 쓸어주었다. "아빠, 괜찮아요. 울지 마세요. 제가 있잖아요~ 이제 마음 편하게 치료받으면 되는 거예요"


훌쩍 자란 아들은 아빠를 위로해 주었다.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캔디 아이리스도 그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그 옆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가족상봉을 하게 되었다.





"안되야~ 이제 그만 멈춰! 멈춰!"

난 아빠곰 , 아들 곰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눈물의 수도꼭지를 세게 잠갔다.


"야, 엄마는 코로나 검사로 콧구멍이 멍이 들판이다.

10시간 넘게 고생 끝에 벳남 갔다가 아빠랑

2주 만에 한국에 왔잖아~

베트남이 나를 자꾸 베터네 남

이러다 베트 우먼 되겠어~ 하하하"

내가 먼저 웃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코로나가 진짜 미웠다. 삶에 끈을 붙잡고 애쓰는 남자들도 힘들지만 자식을 키우고 살림하며 일을 병행하며 코 시국과 맞서는 여자들의 삶 또한 쉽지 않은 시간들이 흘러갔다.


해외입국으로 난 세 번째 격리 중이다. Pcr 검사를 또 받았고, 음성 확인 후 보건소에 문의하여 특별 외출을

허가받아 서울 OO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아들의 센스만점 자동차 주유구와 손잡이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났다. 안녕? 헬로? ㅎㅎ


자동차를 세차하여 아빠를 서울 OO병원까지 모셔다 주기로 했다. 아들은 반짝반짝 자동차를 주차장에서 빼내어 멋진 척을 하며 안전운행을 하겠다고 폼을 잡았고 아빠는 흐뭇하게 아들 차에 올라탔다.


신나는 노래를 틀어 기분전환을 시켜 주었고, 우리는 셋이서 오래간만에 여행 가듯 서울로 향했다.


어릴 적 울다가도 차를 태워주면 눈물 뚝 그쳤던 아들이다. 터널을 빠져나갈 때는 "우아~~ 멋지다. "소리치며 좋아했다. 자동차를 유난히 좋아했던 아들은 지금 운전대를 잡았고, 아빠는 뒤에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준 것과 가르쳐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며 아들은 "내가 아빠 닮아 운전은 진짜 잘하지"하며 아빠의 기분을 업 시켜 주었다. 두 달 된 운전 초보에게 우리는 몸을 맡겼다.






흐렸던 하늘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잠시 휴게소에서 쉬어가자고 했다.

두 남자는 비가 오는데 와이퍼의 움직임을 보며

"와이퍼가 소리 나잖아 아빠가 갈아줄게"

" 오잉? 세차했는데... 비가 오냐?"


각자 다른 말을 하고 있어도 잘 통하는 사이 붕어빵 부자지간이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척척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는 두 남자가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서울 OO 병원으로 가는 길은 비가 와서 막혔지만 우리의 마음은 뻥 뚫린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우산도 없이 나선길 우리는 그 길에서 비를 맞아도 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았다.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훨씬 뜨겁고 따뜻했으니까... 가끔은 서로의 우산이 되어주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음을...


가족은 함께 있을 때 소중함을 잘 모른다. 그저 당연한 것처럼 느끼고 생활하며 각자의 루틴과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 익숙함으로 소중함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않길 당부한다.


나의 배터리와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하여 방전된 가족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랑과 힘이 있어야 한다. 삶에 지친 두 남자 쿵푸 팬더와 빼꼼의 엉뚱함이라도 괜찮고 실수투성이여도 웃을 수 있길 바란다.


빗줄기는 세지고 검사를 하러 들어간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디기만 했다.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8시간 만에~ 검사를 끝내고 남편이 나왔다. 아들도 나도 기다림의 시간이 힘겨웠지만 우린 이미 그런 시간들을 연습 했기에 괜찮았다.


겨울한기를 온몸으로 받아도 지금 우리는 함께라서 이 시간들을 잘 견디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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