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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Jun 10. 2022

세상살이 296일째 브런치 나들이

존재감 뿜 뿜~

음...

잠시만요

어느 책을 고를까?

까치발을 살짝 들어보았다.

한 손으로 책장 잡고

한 손가락으로 책을 폭풍 검색 중...

쉿! 조용...

읽을만한 책이 안 보이네.


안녕하세요?


세상에 나온 지 296일 된 따봉이에요.

아이리스 작가님 (이모할머니) 덕분에

브런치에 나들이 왔답니다.

분수처럼 올려 묶은 머리 모양새가

뿜 뿜  내 인생 첫 헤어 스타일이에요


청 원피스룩으로 적당히 애플 힢은 가리고

통통한 무다리 살짝 공개해봐요


책장 안에 영어 원서들만 주르륵...

이 앞에 서게 된 것은 운명일까요?

하이? 헬로? 그때였다.

어머나! 오 마이 갓! 엄마야! 감탄사를

연신 흘리며 사진을 찍고 있는 울 엄마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는데...'


뒤를 돌아다볼 수도 없고요

그래! 좀만 버티어 볼까?

넘어질까? 아슬아슬 난감하다.


'하~~ 인생 살기 쉽지 않네.'


그동안 모유수유의 고마움을 알기에 

짱짱한 꿀벅지로 버티기 하는 중이다.

"엄마, 빨리요 빨리 찍어요"

역시나 젖 먹던 힘!! 까지

활활 불태워 사진 한 장 건졌다.





울 아빠의 우월한 유전자를 받았다.

울 엄마의 미모를 닮아야 했는데...

아빠를 붕어빵처럼 닮아 나왔단다.

아들인지? 딸인지? 구별 안 되는 외모다.

어쩌겠어요 생긴 데로 사는 거죠~

분수머리를 하고 분수에 맞게 살려고 해요.



그나저나

밀가루 반죽을 던져주고 가신 선생님

물컹물컹 말랑말랑 조물조물

뭘 하라는 건지요?

일단 반으로 갈라놓고

찐빵이라도 아니 만두라도?

도넛? 꽈배기 라도 꼬아야 할 텐데...


느낌 팍 올 때까지

주무르기 신공 하며 생각해보기로 해요


"선생님, 세상 참 말캉하네요."


누워만 있어도 먹여주지

신나는 동요 틀어주지

분위 좋은 클래식도 들려주지

실례하면 기저귀 갈아주지

뽀송뽀송 목욕시켜주지

좀 울면 업어주지

인상 쓰면 안아주지

발버둥 치면 재워주지


'가만히 있어도 별걸 다 해줄 때가 좋았어요'

코로나 시국에 태어나

세상 밖은 너무 위험하다고

방콕만 하라더니 이제는 볼풀장에

던져두고 공놀이하라네요


'아아 이러시면 곤란해요~~'

뭐 하시는 거예요?

살려줘요~~ 앙 울어도 소용없다.


세상에 믿을 사람 엄마뿐인데...

나의 불행을 보고 행복한 웃음이라니...

세상 참 아이러니하다.

허우적허우적 내 몸이 내 맘대로

안된다. 볼풀장은 정말 위험해!


그때였다. 따스한 엄마의 손길이 다가와

나를 안아주네요



빵빵한 볼살이 탐스럽죠?

걱정 말아요 다다다 빠진 대요 ㅎㅎ


결혼하고 3년 만에 나를 낳았으니

귀한 딸에 복덩이 맞긴 하는데

맞벌이를 해야 한다니

 라도 밥을 지어야겠어요

된밥도 진밥도 되지 않게

알맞게 밥을 하려면 물 조절이 필수랍니다.

밥통 안에 손을 넣어본다.


밥물 조절중 & 반찬 고민중

인생도 그렇다

사랑이 적으면 삶이 퍽퍽하고

사랑이 많으면 질퍽 거린다.

사랑도 알맞게 주고받아야 행복하다.

(아이리스의 생각)


밥은 했는데... 국은 어쩐담??

된장국? 콩나물국? 김칫국?

에구 반찬은 또 어쩌냐?

누가 좀 가르쳐 주세요.

매일매일 먹고살기 힘들군요

오늘 저녁은

또 뭘 해서 먹을까나? 쩝쩝...


에구야~ 옆 친구를 보니 밥도 안 하고

옥수수를 다 머리에 뒤집어쓰고

엎어버렸네요. 어쩌냐? 니들...

그렇게 한판 뒤집기 하는 게 아니라고

머리를 써야지... 쯧쯧



나도 아기는 처음이라

울 아빠도, 울 엄마도 처음이라

이모할머니(아이리스)도 처음이라

많이 당황하셨죠?

모든 게  어색했고 서툴렀다.

살다 보니 점점 나아졌고 익숙해졌다.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뒹굴고, 뒤집고, 기고 , 멘땅에 헤딩하며

울고 웃었다.

빠빠빠  한 단어로 모든 걸 알아주는 엄마도

신기하고, 무조건 예쁘다 하는 외할머니도

대단하고, 마냥 좋아하는 울 아빠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이건 또 뭐지? 어쩌라는 거야?

어이, 거기 오빠?

쳐다보지만 말고 어찌해야 하는지?

과일 하나를 잡아야 하는 건지?


'가만있자... 일단 찜만 해두기로 하자.

욕심부리다가는 다칠 수도 있어'


난 아직 서는 것만으로 대단한 거야

뭘 잡으려다 머리 꽝 찧겠는걸...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책상에 두 손을 딱 붙이고 버티는 거야


어이, 오빠?

가던 길 그냥 가시게나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할라니까...



이쁜 척 한 번에 하하하 호호호

귀요미 미소 한방에 으흐흐 우헤헤

방귀 뿡뿡 껴도 오 홀~ 잘했어

메롱메롱 혓바닥만 내밀어도

손뼉 치며 좋아하는 그녀는 내 엄마와

외할머니였네요. 참으로 고마워요.


슬슬 물놀이나 하며 살고 싶은데... 참 좋다.




누워서 지낸 세월이 어느덧 지나가고

내 인생에도 봄날이 오고 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려면

홀로서기가 정녕 답이다.

하루가 참 긴 듯 짧다.


꿈인지? 생시인지?

내 모습이 브런치에 올라왔다.

내 손가락으로 허벅지 꾹 눌러 확인 중이다.


아이리스 작가님

울 엄마가 브런치 글을 보며 웃고 있네요 ㅎㅎ

따봉이도 꾸벅 인사드려요.

분수처럼 솟아나는 행복한 금요일 되세요!!

296일째 참 잘살아왔네요 감사합니다.

앞전 글

미녀 삼총사의 활약으로

2번째 각서 받고 온후 돈이 입금되었습니다

악당은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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