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해 두 잔해 세잔 해 ㅎㅎ누가 보면 술 꽤나 좋아하나 보다... 하겠지만 사실 나는 크리스천이며 술을 전혀 못하시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랐기에 술 과의 인연은 짧은 편이다.
알고 보니 남편 또한 술 과는 거리가 먼 범생이었고, 우리는 천생연분이라며 시시하고, 멋없고, 분위기 없이 긴 세월을 무덤덤하게 잘 살아왔다. 가끔 회식을 하거나 술자리를 하고 오면 밤새 화장실에서 마신 술을 토해내느라 남편은 잠을 설쳤고, 비몽사몽, 해롱해롱 해장국을 먹을 힘조차 없이 회사에 나가곤 했다.
위하여 위하여 -안치환 우리의 남은 인생을 위하여 들어라 잔을 들어라
행운을 위하여, 희망을 위하여, 대박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우우우 우우우, 우정을 위하여, 행복을 위하여마시고 마시고 마시고 마셔보자. 힘겨웠던 코 시국이 이제 지나가고 있음에 거하게 한잔 하고 싶은 마음을꾹꾹 눌러 담아 글을 쓰고 있다.
참 애쓰고 수고 많았다고 나를 위해 아니 이 글을 읽는 모든 분께토닥토닥자유로운 만남도 거리두기로 막히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리고, 겨우 숨만 쉬며 사느라 고생했고, 안타까운 현실과 마주하며 속이 탔을 것이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다.
건배 건배 건배사를 올려본다.
사이다-사랑합니다 이 생명다 바쳐
이기자-이런 기회 자주 만들자
모바일-모든 것이바라는 대로 일어나라
뚝배기-뚝심 있게배짱 있게 기운차게
재건축-재미있게 건강하게 축복하며 살자
통통통-의사소통 운수대통 만사형통
풀풀풀 -원더풀 뷰티풀 파워풀
빠삐용-빠지지 말고삐지지 말고 용서하며 살자
사우나-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미사일-미래를 위해 사랑을 위해 일을 위해
소화제-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우아미-우아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위하여
끈끈 끈-일은 매끈 술은 화끈 우정 따끈
상한가-상심 말고한탄 말고가슴 펴자!
공책 한 페이지 숙제하듯 옮겨 보았다.
센스 있게 참고하여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구글 참고)
언제쯤이었을까?
맥주 한 잔으로 속풀이를 했던 때
한국에서 중. 고생 자녀들을 키우며 같은 아파트 엄마들과 '정보교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동네 미루나무 앞 호프집 (투다리) 나들이를 갔었다.
전교 1등 하는 자녀의 엄마는 얼굴빛이 달덩이처럼 빛이 났고, 반에서 2등 하는 자녀의 엄마는 어깨에 뽕을 달고 온 듯했고, 어쩌다 3등으로 밀린 엄마는 목에 기브스를 풀고 나타났다. 나는 그저 인기 좋은 회장 엄마였을 뿐이었다.
아이들의 성적에 따라 엄마의 포스가 달라 보였던 그때 그 시절, 술 한잔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제정신을 못 차렸을 만큼 힘겨웠다. 수 없이 쏟아지는 교육정보와 족집게 과외 정보에 복잡해진 머릿속을 추스르며 자녀들은 학원에 보내고 엄마들은 밤늦게까지 이런저런 정보를 나눈다는 핑계로 술 한잔을 마셨다.
부모가 자신만의 교육관과 철학이 없으면 자녀교육은 많이 힘들다. 귀가 얇아지고, 마음이 흔들리고, 내 자식을 위한 정보라면 솔깃해지며 어떻게 명문대학에 보내야 하는지? 누구라도 가르쳐만 준다면 술이 아니라 쓴 약도 달게 마실만큼 교육열과 치맛바람이 대세였던 때가 있었다.
명문대를 나온다고 명품 자식이 다 되는 건 아니라지만 그럼에도 명품 자녀를 키워내는 일은 엄마가 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학원을 보내고 과외비를 퍼붓던 때가있었다. 혹시나... 내 아이만 뒤쳐질까 염려하며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게애를 썼다. 그때 마셨던 맥주 한잔은 속풀이였다.
술 한잔의 추억을 생각해보니 헛웃음이 난다.나름 올림픽 챔피언이라도 만들 기세였는데...그때 그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다.사회의 구성원으로 멋진 삶을 살고 있으니 맥주 한잔의 힘은 그리 나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정답도 해답도 없는 자녀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애쓴 흔적이 술 한잔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여기는 벳남 타이빈이다. 물값보다 더 싼 생맥주 한잔이 리얼 5000동(한화 250원)이다. 깜짝 놀랐다.아무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찾을 수 없는 곳 ㅎㅎ 네비 쳐도 안 나오는 곳 그곳에서 아이리스와 남편과 한국인 1명이 플라스틱 의자에서 맥주를... 마셨다.
베트남 타이빈 시골 마을에는 야외 호프집이 정말 있다. 낮술을 한잔 먹는 곳이다. 경치는 논뷰다. 황소가 논길을 거닐며 엉덩이를 실룩거리고, 누렇게 벼이삭이 익어가고 있다.
타이빈 시골 경치
작은 시냇물이 흐르고
하늘도 구름도 잠시 머물다 가는 곳, 농사짓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가는 곳인가 보다... 허술하지만 작은 쉼터였다. 세상에나... 한국이라면 시골 동네 어귀에 정자나 원두막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평화로움에 반했다. 음료수처럼 생맥주를 대낮에 한잔 ~ 이 촌스러움에 또 웃어본다. 미소가 번진다.
더운 나라 베트남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음료수처럼 즐기게 될 줄이야 ~~ 오랜만에 생맥주가 술술 넘어간다. 물값보다 더싼 맥주 한잔에 마음이 부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