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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UOVERE Jan 16. 2018

왜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한 우울을 떠올리며


ⓒcopyright by hyobin 별모래, all right reserved.




예전보단 아니지만,

‘정신과’나 ‘정신병원’같은

단어는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 남아있다. 

나 역시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는 건

‘감기 때문에 병원 갔다 왔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쉬이 말하기가 

꺼려지는 부분이었다.


나처럼 힘든 걸 티내지 않으려하는 사람은

곤란한 상황도 자주 겪게 된다.

공황장애와 우울증, 불면증을 겪는 나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곤 했으니까.

그렇다고 누구라도 만나 시원하게

털어놓으려 해봐도 막상 또 별일

아니라는 듯 대충 웃으며 장난식으로

얼버무리다 넘겨버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겐 

숨겨지지 않았나보다.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 하지만 솔직히

말한다면 가장 알아줬으면 싶은 사람들.

3일 전 전화를 하다가 H는 한참을

울먹거리며 망설이다 말했다.

 “죽으면 안 돼. 죽지만 마, 제발.”

그리고 오늘 달님은 내게 말했다. 

“아프지만 말기.”


또 얼마 전 엄마는 

“넌 좋겠다. 밥 잘 먹고

잠만 잘 자도 칭찬 받는 삶이라서!”

라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내게 바라는 게 고작, 

정말 고작 이 정도더라.

그런데 왜 난 힘을 내지 못해서

지금도 우울을 어깨에 짊어지고

멍하니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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