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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작가 Sep 02. 2024

인쇄 감리를 본 후 책을 출간하다

내가 만든 그림책이 첫발을 내딘 날


본문 삽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표지 시안 디자인까지 완료한 다음 출판사에서 편집한 그림책의 최종본 파일을 보냈다. 처음에는 글 없이 그림 작업을 모두 완료한 다음 출판사 편집자분께서 책의 접지에 캐릭터나 중요한 장면이 걸쳐지면 잘 안 보일 수도 있어 캐릭터와 배경을 적절히 배치해 주셨고 캐릭터들이 각 장면에서 깨알같이 이야기하는 부분도 넣어서 그림책이 더 귀엽게 와닿았다. 표지와 면지, 도비라, 본문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다음 수많은 수정을 거쳤던 그림책의 인쇄 감리 날짜가 잡혔다. 


<눈사람 마을의 아이스크림>의 채색 원본(왼)과 편집본(오)


<크림별 선인장>의 채색 원본(왼)과 편집본(오)




특히 첫 그림책은 인쇄 업체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그림책 인쇄 감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셔서 아침부터 집에서 머나먼 길을 나서 파주 출판 단지로 향했다.

파주에는 인쇄 업체들이 많이 몰려있는데 그중 내가 간 곳은 꽤나 규모가 큰 곳이었다. 


넓은 인쇄소 현장
인쇄 감리 현장에 직접 가서 보았다.


오전에 일찍 도착하여 감리를 시작하기 전에 대기실에서 잠깐 기다리고 테스트 인쇄를 시작하였다는 안내를 받고 나서 인쇄실 현장에 들어가 책의 인쇄 상태를 실사이즈로 볼 수 있었다. 모니터 화면에서 보이는 그림책과 실물로 출력된 그림책을 서로 비교해서 확인하고 붉거나 누렇게 나오지 않았는지, 혹은 연하거나 너무 짙게 나오지 않았는지 CMYK 잉크를 미세하게 비율을 맞추어 그림책의 색감을 전체적으로 조정하였다.

특히 그림책 표지는 서점 매대에 올라오면 다른 그림책들 사이에서 눈에 띄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신경 써서 인쇄를 기울였는데 여러 번 출력해서 기존에 출력한 표지와 그다음에 출력한 표지의 색감을 계속해서 비교한 후 최종 표지 시안을 선택하였다.


표지 시안 색감을 비교하였다.


내 책은 무광으로 출력을 진행하였는데 테이프를 붙여 유광으로도 한번 확인을 하였다. 테이프 하나로 바로 유광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였다. 


책은 펼침면으로 한 장이 한 번에 나오는 것이 아닌 출력을 완료한 후 가운데를 집어 제본이 되므로 각 페이지마다 인쇄 색상이 서로 동일하게 나오는지 확인하고 접지면끼리 핀도 맞아야 한다. 그리고 기계에 이물질이 묻으면 출력할 때 잉크가 잘못 묻어 나오거나 이물질이 붙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과정도 꼼꼼하게 확인한다고 하였다.  


오후에 일정이 있어 마지막에 제본하는 과정과 넓은 인쇄 현장을 모두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으로 그림책에 에폭시나 은박을 입혀 책 제본을 마무리하였다.


실물로 예쁘게 나온 그림책




<눈사람 마을의 아이스크림>은 초반에 본문과 표지 확인을 꼼꼼하게 하지 못한 탓에 1쇄 출력을 할 때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지만 그림책 출간 후 반응이 좋아 추후에 2쇄, 3쇄까지 찍어낼 수 있었던 덕분에 2쇄에 들어가기 전 눈에 거슬렸던 부분은 살짝 수정하고 표지 부분의 허전한 부분도 메꾸며 더 나은 책으로 출간하였다.


언제나 인쇄 감리 후 그림책을 출간하기 전에는 실물로 어떻게 나올지 항상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색감은 괜찮은지, 작업하다 실수한 부분은 없었는지 등 마지막에는 더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출판사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잘 신경 써주신 덕분에 책을 출간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작업하게 될 그림책들도 올해 안에 무사히 출간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책상에 앉아서 그림책 작업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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