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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작가 Sep 23. 2024

그림책 기획하기

그림책 제작에 앞서 탄탄한 기획안 만들기

산책하기 좋은 선선한 가을이 왔어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메모장에 쓰고 싶은 글을 써서 남기기도 하고 그림 그리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종이나 아이패드에 주변에서 관찰하거나 상상한 것들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취미로만 즐기면 작품들과 자료들을 고이 간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고 생각이 들 때 내가 만든 콘텐츠들을 세상 밖으로 알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 혼자서만 만족하는 작품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내 작품을 좋아하게끔 만들고 그다음 판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중성'과 '상업성'을 갖춘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수많은 어린 독자들과 부모들이 서점 매대 위에 놓인 그림책을 읽고 난 후 마음에 들면 구매를 할 수 있으므로 그림책은 상품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그림책은 혼자만 읽고 보며 만족하는 작품으로 만들면 상품 가치가 당연히 떨어져 출간하기가 어렵다. 그림책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 있고 책 한 페이지씩 넘겼을 때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또한 재미를 넘어서 어린아이들이 책을 읽고 간접적으로 세상을 경험하며 뜻깊은 교훈을 배우기도 한다. 그렇다면 상품성 있는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여행을 가기 전에 일정을 정하고 시간과 거리를 계산하여 여행지 동선을 짠 다음 식당이나 호텔 등을 예약하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정한다. 여행을 갈 때도 사전 계획이 필요하듯이 그림책도 제작하기에 앞서 '기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획은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계획은 기획을 통해 산출된 결과를 의미한다.
- [이해하기 쉽게 쓴 행정학용어사전] 중 일부


기획에서 중요한 요소는 위 내용에서 보았듯이 '변화', '목적', '행동', '설계'다.

그림책도 단계별로 기획을 실행해야 한다. 먼저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을 설계하여 계획한 다음 독자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림책을 제작할 목적을 만든 다음 이를 성취할 수 있도록 그림책에서 행해지는 일들을 설계한다.


그림책 기획안은 단순히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고 싶은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빵을 주제로 그림책을 만든다고 하자.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빵들을 파는 가게를 그린 다음 나의 상상에 맡겨 먹음직스럽고 예쁜 빵들만 그려서 넣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없다면 팥 빠진 단팥빵이나 다름없다. 차라리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모은 아트북을 만드는 편이 낫다. 그림책이 지닌 의미를 생각하여 빵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지 기획 단계에서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최근에 <이야기빵>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토토 아저씨가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이야기가 깃든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아이들은 한입 배어 물면 재밌는 이야기들이 귓속에 들려와 아저씨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쁨과 즐거움, 위로와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야기 팥소를 넣어 종류별로 다른 빵에 색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져 소재와 내용이 기발하다고 생각하였고 아이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망과 꿈을 담아 소중한 이야기들을 선물해 주는 토토 아저씨가 주는 따뜻함이 빵으로부터 물씬 풍겼다.




스토리를 쓰기에 앞서 그림책 기획안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면 된다.

그림책 가제목

주제 및 핵심 소재

독자 연령층

기획 의도 및 전달하려는 메시지 

줄거리


그림책 제목을 정하기에 앞서 내가 만들고 싶은 그림책의 주제와 소재를 먼저 정한다. 소재는 내가 경험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으며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기억이라던지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 등 다방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육아를 한다면 아이들의 생활 패턴을 관찰하여 아이가 배웠으면 하는 점이나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해 낼 수도 있다. 판타지의 요소를 배제하고 일상적인 내용으로 구상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소재를 접목시키거나 동식물 혹은 사물을 의인화하여 비현실적인 요소를 가미해 비유를 통해 그림책을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그림책의 주제를 정하였으면 그에 맞는 소재를 찾아 잘 어우러지도록 그림책의 방향을 먼저 잡는다.


주제와 소재를 잡았다면 그림책을 읽을 독자 연령층을 정해야 한다. 

먼저 유치원에 취학하기 전 0-3세 영유아가 읽는 그림책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고 의성어와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며 그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중에 나와있는 그림책들은 4-6세 유아동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문장으로 말을 구사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단어의 뜻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림책의 글을 쓸 때 맞춤법과 어법이 틀리지 않게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며 다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며 사회성을 기르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 영유아 그림책은 단어를 나열하거나 유사하거나 대비되는 것들을 나열해서 보여주는 반면 유아동 그림책은 이야기의 흐름이 개연성 있고 논리적이어야 하며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완성도를 올려야 한다.

7-9세의 초등 저학년 친구들의 경우 글을 잘 쓰고 언어 구사력이 한층 더 성장한다.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그림책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고 책을 통해 바른생활 교육을 배울 수도 있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구체적이며 글의 비중이 큰 여러 페이지의 이야기책이나 동화책, 전래동화 등을 읽는다. 책을 통해 지혜로움과 여러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따라서 주제와 소재, 그리고 이에 맞게 기획한 의도와 전달하려는 내용 등이 내가 정한 독자 연령층에게 맞는지 고려해 본다.


그림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드러나야 하므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연과 사물 등이 지닌 고유한 특징에 대해 배울 수도 있고 큰 깨달음을 얻으며 그동안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끔 기획 의도를 설득력 있게 작성하여야 한다. 그림책 한 권에 여러 내용을 담고 싶다고 한 소재에 주제를 이중으로 잡거나 한 주제에 여러 소재들을 넣어 버리면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기획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작성할 때 이 점을 유의하면 된다. 구체적인 스토리를 먼저 써 내려가기보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적으면 되는데 이야기를 적다가 중간에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갑작스럽게 전개될 때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고 생각이 들면 두 이야기 사이에 개연성을 잃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그림책 원고를 쓰기에 앞서 그림책을 탄탄하게 기획한다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전체적인 스토리 덩어리를 잡은 다음 문장을 명확하게 작성하고 재밌고 세밀한 요소들을 스토리들에 넣으면 그림책 스토리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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