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생각의 계절

가을, 생각의 계절이다. 
가을탄다는 말은 생각이 많다는 뜻이리라.
훅 다가서는 찬 공기가 정신을 번쩍 깨울때,
문득 쳐다본 하늘이 더 푸르고 높아 보일때,
햇살이 우리를 밀어내기보다는 잡아당길 때,
세상이 감춰왔던 색깔을 겉으로 드러낼때.  

생각이 많아지는 가을,
그것은 마치 한 채프터를 마감하는 것과 같다.
책상위 무질서한 문서들이 주는 편안함이
어느날 갑자기 불편해 지면
밀린 숙제 하듯이 후다닥 정리해버리지 않는가.
우리 인생에서 가을은 그런 시간이다.

인연이란 오고 가는 것.
기다려도 오지 않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붙잡아도 떠나는 인연이 있다.
또한 난데없는 귀인이 동쪽에서 나를 찾아오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인연이란 마치 흐르는 물과 같은 것.

생각의 계절,
정리의 시간,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