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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2시 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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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 Nov 19. 2024

자기 소개서

지난 세월을
구겨 넣은 펜을 들고
어디에도 비지 않는 목소리로 말한다


무엇을 했는지 묻는다면

바람에 흩어진 꽃잎처럼
흩날리며 살아왔다 말하겠다


누가 볼지 모르지만

이 작은 종이 위에
모든 생의 무게를 실어본다
흔적은 짧고, 글씨는 적다


사람을 사랑했고
돈 없음을 두려워했으며
빈 방에서 고독을 찾았다


때로는 무너졌고
때로는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연습을 했다


누가 보아도 알 수 있게
내 이름은 오래된 기억처럼
그러나 조금은 낯설게
겨울 바다가 얼어붙기 전에
그 속을 다 들여다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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