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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랑끝 Jul 15. 2022

(편지) "사과하지 마라"

'정신 승리'가 더 낫다.

(편지)

To. 000

"귀멸의 칼날"이라는 애니메이션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고 합니다.  


함께 엄청 고생하고 있는 친오빠가 자꾸 자기한테 "미안하다"라고

하니까 거기에 대고 "네츠코"라고 하는 여주인공이 하는 말이래요.


"사과 좀 하지 마라 가난하면 불행하고, 예쁜 옷 못 입으면 불쌍한 거냐,

아빠가 병으로 돌아가신 것도 나쁜 일인 거냐,

내가 행복한지 불행한 지는 나 스스로 결정하는 거다.


그러니까 자꾸 나한테 사과하면서 나를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지 좀 마라.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뿐이다.

나는 그런 결핍에 대해 그 어떤 원망도 없이 행복하게 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유튜브 '백설 마녀' 영상에서 발췌...))



어제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받아 적은 내용인데 글(자존감이 문제여 - 소리쎔)

의 내용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인간의 삶이라는 게 '자존감'과 '우울감' 사이에서 시소를 타는 것인데

'우울감' 쪽으로 추가 기울 때가 정말 위험한 순간인 거 같아요.


약해지지 않으려면 '우울'이 왔을 때 스스로 인식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어려워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이 노인 자살률이 높다고 합니다.


자살의 이유 중 하나가 '자존감'이 '우울감'에 질 때라고 한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경쟁사회에서는 1등도 그걸 피해 가기 어렵겠죠.

각자가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가끔, 피로가 몰려와서 정신이 몽롱해질 때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이럴 때면 시소가 '우울감'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껴요.

이런 증상이 감지되면 글도 쓰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별짓을

다 합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이런 말을 몇 번씩 하죠.

"아직 살아 있어 다행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냐."


또, 이런 말도 해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잖아."


정신 승리에 불과한 말이지만,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저는 '정신 승리'가 '정신병' 보다 낫다는 것을 믿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토병처럼 심해졌다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암시를 계속하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우울감이 줄어들기는 하더라고요. 


"다행이다" 하면서 삽니다.

요즘은 정말 "행복하다" 생각이 들 때도 많아요.




덧)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I hope for nothing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I fear nothing


나는 자유다.

I am free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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