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된 정신의 보고서 - 육아에세이 04
독일산 육아 교재가 있는 줄도,
그렇게 비싼 줄도 몰랐는데,
막상 마련할라니
그거 가지고 놀아 줄 힘이 한 개도 없어서 관뒀다.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거야.
선생님 출신이 만들었나.
고작 양심껏 이 어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택배 온 것들,
아기랑 언박싱하며 대화하는 것뿐.
아, 교육적이다. 진짜.
그마저도 생존을 위해 힘겹게 긁어모은 식량과 생필품들인데,
궁금한 그분은 꼭
끝까지 뜯어서 속내를 보여 달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교육적 목적에 부합하기 위한 표상으로 뜯어 놓은 상품들이
집 안 가득 즐비한데,
나중에 엄마 영혼이 집어먹겠지 싶어
한켠에 모아 놓은 게
어느 날 보니 가관일세.
편의점이야??!
엄마는 왜 저런 것만 먹고 살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