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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Jul 16. 2023

문득 떠오른 기억

feat.아이스 블라스트

며칠 전, 간식거리를 사려고 편의점에 들렀었다.

그때 담배를 사가시던 어떤 분의 모습을 보고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생 때의 일이었다.

학부시절 내내 잘 지내고 친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담배를 보니 그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흡연자였던 이 친구는 종종 함께 거리를 걸을 때, 담배를 피고 싶으면 양해를 구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골목쪽에서 피고 다시 뒤따라오곤 했었다.


기억 속의 그 친구는 나를 포함해 다른 친구들과 있을 때도 꽤나 자주 담배를 피우긴 했지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초반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간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사이가가까워질수록 더더욱 편해져서였을까

이 친구의 배려하는 행동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걸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났다.


어느 날이었다. 다음 수업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기다리는 동안 자취를 했던 그 친구네 집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친구집에 가기 전 뭐라도 사가려고 편의점에 들렀다.뭐가 먹고 싶은지를 전화로 물어봤던 거 같은데 그 친구의 대답은


‘그럼 난 아이스블라스트‘였다.


나는 당시에 그게 뭔지 몰랐고 단순히 ’아이스‘란 말에 아이스크림이겠거니 하고 순진하게 받아들였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그런 아이스크림이 없어서 편의점직원에게 물어보니 다름 아닌 그건 담배였던 것-!


솔직히 너무 당황하고 놀랐다.

아니 친구한테 담배 심부름(?)을 시켰다는 게 당황스럽고 어이없고 서운했다.

그게 담배란 것도 몰랐지만 같이 간식 먹으려고 물어본건대 담배를 사오라 하다니,


당시에는 너무 편해져서 그랬나 싶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배려가 너무 없었던 행동 같았다.

어떤 행동도 다 받아주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지,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일 이후에도 몇 가지 배려 없었던 담배 에피소드가 있었고 그때는 나 포함 주변 친구들이 참다 못해 한마디를 던지기도 했었다.


이후로도 몇 가지의 사건들이 쌓여서 그 친구는 함께 다니던 무리와도 점점 사이가 소원해져버렸다.


어쩌면 결과는 당연했는지 모른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혹은 가까워질수록 배려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친구는 반대였었기 때문.



오래된 기억이지만 그때의 기분 나빴던 일이 아직도 떠오르는걸 보면 꽤나 강렬한 일이었나보다.

지금은 물론 아무렇지 않게 넘길 정도의 일로 남아있지만 문득 떠오른 그때의 기억으로 다시금 되새기는 마음가짐이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배려하고 예의를 갖추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

마음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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