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존재, 가족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잊고 지내는 사실이 있다.
‘나는 왜 살아가는가’
‘무엇 때문에 삶을 살아가는가’
꽤나 진지하고 무거울 수 있는 철학적인 물음이지만 매일을 살아나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이따금씩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왜, 무엇 때문에 삶을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소중한 존재가 있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 내 삶을 이어가게 하는 소중한 존재란 가족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를 제외한 누군가, 나를 살아가게 하는 존재는 가족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퇴근 후에 가끔씩 사들고 오셨던 동네에서는 나름 유명한 크림빵과 체리가 기억난다. 이 크림빵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빵 중에 하나고 체리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과일이었다.
일을 마치고 고단한 하루 끝에 약간은 취기가 있지만 그 와중에 양손 가득,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손에 꼭 쥔 채로 들어오셨다.
어릴 땐 뜬금없이 웬 빵과 체리인가 싶으면서도 별생각 없이 맛있게 먹었던 기억뿐이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때 아버지께서 사 오셨던 건단순한 빵과 과일이 아니었다.
유독 사회에서 힘들었던 어느 날에 아버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셨을지 모른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힘들게 먹고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고 싶어서였던 게 아닐까.
그 이유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함이었겠지, 내 삶을 지탱하고 내게 있어 소중한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오늘도 견디며 하루를 마무리하셨으리라.
어른이 되어서야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깨우치게 된 거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지금 나에게 소중한 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게 내 곁에 있어주는 ‘가족’이다. 현재에도 앞으로도 계속 나에겐 넘버원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일 것이다.
아직은 젊은 나이이지만 그럼에도 지금껏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지기 위해 나름대로 고군분투했던 거 같다.
삶은 항상 순탄하게만 흘러가지 않기에, 놀이기구로 치면 롤러코스터 같은 게 인생인데 아직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던 이유도 역시나 가족이었다.
뭐든 신중하게 결정하는 편이라 실행하기 전 걱정도 많은 편인데 그럴 때마다 나를 단단히 붙잡아주는 존재가 있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살아가게 하는 존재, 현재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무엇인가’란 오늘의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지금, 현재’의 나의 삶에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요즘 개인적이로 결정해야할 사안때문에 고민이 많아서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한 상태였는데 뜬금없는 타이밍에 온 동생의 전화 한 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큰 의미 없이 평소와 같이 한 안부전화였지만 나한테는 평소와는 달랐던 안부전화였다.
사실 그 전화 한 통화로 시작된 오늘의 글이 어쩌다보니 철학적 물음과 그에 대한 답으로까지 이어졌다.
정말로, 당연하게만 여겼던 내 곁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앞으로 더 가족에게 잘해야겠다.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오늘도 나에게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는 내 편인 가족, 다들 파이팅 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