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주어진 희로애락의 빛깔
시점과 강도가 다를 뿐
우리는 종종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위안받거나, 혹은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곤 한다. "나는 저 사람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기도 하고, "다행히 나는 저런 고통을 겪지 않았다"며 안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중요한 사실을 잊는다. 삶은 누구에게나 희로애락의 순간을 공평하게 선물한다는 것을.
누군가의 고통을 보며, 그들의 슬픔을 나의 행복의 기준점으로 삼는 일은 어쩌면 가장 잔인한 행위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아픔은 나의 위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아니다. 타인의 삶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그들의 삶을 얕보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연민과 공감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삶은 각기 다른 색깔과 강도로 찾아온다. 누군가는 청춘의 푸르름 속에서 사랑을 배우고, 또 누군가는 고독의 회색빛에서 성장한다. 같은 기쁨도 사람마다 다른 강도로 느껴지고, 같은 슬픔도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두 같은 본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분노, 희망과 좌절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인생의 필연적인 빛깔들이다.
다가오는 시점이 다르고, 그 강도가 다를 뿐이다. 오늘 내가 웃고 있을 때, 누군가는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울음 뒤에는 웃음이 찾아올 것이고, 그 웃음 뒤에는 또 다른 울음이 자리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은 서로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닮아 있다. 그 누구도 완전히 다르지 않고, 그 누구도 완전히 같지 않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타인의 삶을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공감자로 바라보는 것. 누군가의 아픔에 그저 곁에 서서 함께 무게를 나누는 것. 그리고 나의 삶 속에서 그들처럼 아플 날이 온다면, 그때도 내가 삶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준비하는 것이다.
삶은 희로애락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모자이크와 같다. 어떤 이는 밝은 색으로 칠해진 부분을 먼저 만나고, 또 어떤 이는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그 조각들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같다.
그러니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나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도 사랑과 존중을 담아보자. 삶의 빛깔은 모두 다르지만, 그 빛은 결국 하나의 온기로 우리를 비출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