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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이 즐거워

곁에 있는 마음

by 서담

매일 아침,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내 곁엔 아내가 함께 걷고 있다. 비록 나 혼자 길을 나서지만, 그녀의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마음이 내 발걸음을 언제나 함께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챙겼는지 몇 번이고 물으며, 햇살이 좋은 날이면 오늘은 바람이 살짝 불 테니 가벼운 겉옷을 챙기라고 조언해 준다. 출근길의 하늘과 바람, 그 모든 것을 아내는 내게 먼저 알려주곤 한다.


아침이면 나는 익숙한 출근 준비를 하면서 휴대폰으로 아내의 메시지를 확인한다. "오늘 아침에는 비 온다고 했어. 우산 꼭 챙겨. 그리고 오늘은 조금 서늘하다니까 겉옷도 챙겨 가." 아내의 톡 메시지는 늘 그렇듯 다정했고, 말끝마다 걱정과 응원이 가득 담겨 있다.


이른 아침, 세상은 아직 조용하고 거리에는 나처럼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늘 외롭지 않다. 아내와 함께 했던 수많은 아침 출근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때론 함께 버스를 타고, 때론 손을 잡고 집 앞 골목을 걷던 시간들. 출근 시간이 촉박해지면 나보다 먼저 일어나 준비해 주던 그녀의 분주한 모습, 아무리 바빠도 잊지 않고 챙겨주던 아침 인사와 도시락. 그 모든 기억이 내 하루를 든든하게 만든다.


그녀는 나의 출근 시간과 도착 시간까지도 손바닥처럼 알고 있다. 내가 어느 버스를 타고, 몇 시쯤 어디에 도착하는지 아내는 세상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아마도 함께 같은 시간에 출근길을 걷고, 나란히 버스를 타던 그 소중한 일상들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때때로 내 하루가 고단하고 지칠 때면, 아내의 짧은 메시지가 생각난다. "출근 잘하고 있어? 나는 오늘도 뛰어서 버스 잘 탔네. 오늘도 화이팅해!" 그 다정한 한마디가 내 어깨를 가볍게 해 준다. 나 혼자 버스에 몸을 싣고, 혼자 거리를 걸어도 아내가 마음으로 내 곁을 걸어주는 것 같은 힘을 느낀다.


함께 걷던 길, 때로는 내가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다정히 인사를 나누던 그 시간이 이제는 서로를 향한 응원과 메시지로 바뀌었지만 그 마음만큼은 여전히 내 하루를 지탱하는 든든한 힘이다.


아내는 늘 나에게 말한다.

"혼자 가는 길도 같이 걷는 기분이 들면 그게 진짜 행복이야." 내게도, 아내에게도 아침 출근길이 단지 하루의 시작이 아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소중한 의식이 되었다.


어떤 날은 나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나의 옷차림을 챙기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살펴주는 아내. 집을 나서는 순간, 현관문 앞에서 작은 손인사를 건네고 창문 너머로 한 번 더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던 얼굴. 아내가 보내는 작은 응원과 배려가 내 삶을 지켜주는 것 같다.


이따금씩 나는 생각한다. 사람이 진짜 외롭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세심한 마음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처럼, 춥고 쓸쓸한 날에는 겉옷처럼 내 삶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아내가 있기에 내 출근길은 결코 외롭지 않다.


오늘도 아내의 메시지를 읽으며 나는 웃는다. 또 하루의 시작이 힘차게 다가온다. 나는 오늘도 잘 다녀올 것이다. 그녀의 따뜻한 배려와 응원이,

나의 아침을 지키는 가장 소중한 힘이 되어주니까.


한 줄 생각 : 혼자 걷는 길도 누군가의 마음이 함께 한다면, 그 길은 언제나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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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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