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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3주년

당신 편, 내 사람

by 서담

결혼한 지 벌써 33년이라니,

당신 말대로 참 많이도 살았네.

이쯤 되면 서로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대충은 알겠지?


돌이켜보면 꿈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어떻게 이걸 다 버텼지?" 싶은 순간들도 있었지.

그런데도 끝끝내 여기까지 온 건,

당신 덕분이라는 말… 사실 요즘 부쩍 자주 떠오른다.


크고 작은 일들이 참 많았고,

그때마다 당신은 조용히 옆에서 나를 일으켜 세웠지.

때로는 말 한마디 없이, 때로는 잔소리 섞인 충고로.

덕분에 나,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는 좀 더 웃고, 좀 더 쉬고,

무리하지 말고 사는 거 어때?

서로 기대며, 눈치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편하게, 즐겁게 말이야.


우리 아직 갈 길도 남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잖아.

당신과 함께한 지난 33년도 소중했지만,

앞으로 함께할 시간은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부디,

앞으로도 내 잔소리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

아니, 인내심 좀 챙겨줘.

나는 여전히 당신 편이고, 당신은 여전히 내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


고맙고, 사랑해.

앞으로도 나랑 계속 걸어가 줘. 천천히,

그리고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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