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나는 엄마나 아빠를 독차지해 본 기억이 없다.
관심을 받은 순간이 오더라도
다른 형제가 나타나면 나는 뒤로 밀리는 기분이었다.
누구도 우리 엄마를 내 이름을 따서 "00엄마"라고 부르는 걸 들어본 기억이 없다.
사람들은 첫째언니나 남동생인 막내 이름을 딴 엄마 호칭을 주로 불렀고,
이것도 아니면 반장이나 실장을 하던 다른 언니의 이름으로 엄마를 부르곤 했다.
집안의 대소사도 나는 잘 몰랐고,
외가나 친가쪽 어른들도 나에 대해 잘 모른다.
나의 존재는 늘 미미했다.
이런 나는
살아오면서
내가 믿고 따르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
나를 첫번째로 여겨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왔고,
여전히 그렇다.
내가 마음 쓴 만큼 돌아오는 느낌이 없으면 실망을 느끼고,
나보다 다른 이들과 친해보이면 의기소침해진다.
질투가 난다.
또 나는 미미해지는 기분이다.
그러면 나의 방어기제는 또 작동하기 시작한다.
오히려 건조하게 행동하고
지레 선을 그어버린다.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이 '독'이 되어
상대에게 내가 정말 미미한 존재가 되어 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이제 이 독(poison)은 쏟아버리고,
나의 새 독(jar)에 과거 경험과 마음들을 상쇄할 새 경험들을 채우려 한다.
왜냐하면
나는 귀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