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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 Jan 29. 2020

책을 못 보겠어요.

폰이 문젠가 내가 문젠가




  책을 읽기 시작한다. 

과연 좋은 책을 골랐다. 군데군데 마음에 드는 구절에선 잠시 고개를 들고 감탄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 좋은 독서를 더 자주 해야 하는데. 틈만 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빠져드는 요즘이라 자주 드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순간도 잠시, 얼마 뒤 나의 독서는 여유를 잃고 만다. 15분이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손에는 책 대신 폰이 놓여 있는 것이다. 까톡을 하느라, 별그람을 보느라, 책을 읽다 궁금해진 정보를 찾느라...... 는 사실 15%쯤 되려나. 이유가 없는데도 폰을 쥘 때가 많은 게 문제라면 문제다. 괜히 모바일 웹을 열어 포털 사이트를 보거나, 의미 없이 화면을 넘기다가 '내가 뭘 하려는 거지?' 할 때가 많다.


  물론 이게 독서할 때만의 사정은 아니다.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때론 식구들 앞에서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건 이미 일상이다(적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선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폰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카페에서 흘러나올 법한 잔잔한 음악을 듣고, 마음껏 사유하고 음미하며 글로 마음을 채우는 소중한 시간이므로.


  

  여유로워야 할 독서의 순간조차 휴대폰이 수시로 방해하는 오늘날. 아니지, '그래 봐야 기계'가 먼저 방해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스스로 방해 받음을 택하는 스마트폰의 시대. 읽다 멈춘 책으로 돌아가 독서를 이으려다 보면 어디까지 읽었는지 몰라 읽은 데 또 읽고 마는 팝콘 브레인들의 세상. 어떻게 하면 진득하게 독서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며 끄적이면서도 대체 몇 번이나 휴대폰을 보느라 흐름이 끊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원 끄는 것 말고 해결책을 아시는 분들께서는 연락을...(음, 브런치 알람을 확인하려면 아무래도 수시로 폰을 확인하긴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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