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어지기 #2
사람 절대 안 변해.
많은 이들이 단언하는 말이다. 긍정의 의미보단 체념적인 표현으로 쓸 때가 많다. 어떤 이의 언행을 두고 비판할 때 '걘 원래부터 그랬어, 거 봐 사람 안 변하지.'라는 식이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단 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선언 혹은 주장에 가깝게 느껴진다. 경험을 통한 결론이라기보다는 남들이 으레 그렇다고 하는 걸 진리처럼 여기는 듯하다. 실제로 사람 안 변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을 떠올려 보면 남 말의 권위를 빌어 자기 의견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고유한 기질이 쉽게 바뀌지 않는단 사실은 인정한다. 나 역시도 스스로의 고집스러운 성향을 느낄 때가 많으니까. 다만 내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이거다. 흔히 떠도는 말을 마치 내 생각인양 여기는 비겁함, 변화를 바라거나 희망하는 시선 자체를 포기하는 느슨함, 깊은 고민 없이 인간의 성향을 단정해 버리는 완고함.
안 변한단 말 뒤에 숨으려는 게 아닐까? 변화가 두렵고 자신이 없기에 변하지 않는단 일반론을 내세우는 게 당장은 편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렇게 서로 변치 않음을 강조하면서 관계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을 얻으려는 것 같다.
사람이 바뀌는 데 반드시 결정적이고 특별한 계기가 필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완고했던 이들도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더러 보았다. 하루하루 쌓아가는 감정이나 생각의 습관은 한 사람의 일부를 바꾸어 나가기에 충분할 테다.
우리에게는 변하고자 하는 자기 자신을 비롯한 타인에 대한 격려와 믿음이 필요하다. 습관적으로 남을 두고 '저럴 줄 알았어'라고 삐죽거리기 전에 나의 시선이 틀에 박힌 게 아닌가 돌아보자. 변화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될지도 모른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더 나은 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