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2코스 광나루~화랑대역 걷기
2022년 1월 31일 섣달 그믐날 공동묘지를 걷다.
서울 둘레길의 2코스로 묵동천,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을 통과하는 코스이다. 산 능선을 따라 산책하는 코스로 서울 둘레길 중 전망이 가장 뛰어난 코스이며, 용마산과 아차산은 정비가 잘되어있는 편안한 트래킹이 가능하다. 특히 아차산은 정비가 잘 되어 있을 뿐만이 아니라 아차산보루 등 역사, 문화자원이 풍부하다. 또한 아차산 생태공원으로 인해 볼거리가 다양하다는 특성이 있다.
이틀간의 걸음을 통해 우리는 신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무릎과 발바닥의 아픔은 낮은 산이라도 운동화보다는 등산화가 필요하고 등산스틱이 있으면 걷기에 더 용이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2코스는 중급으로 10번 넘게 오른 산이긴 하지만, 물도 2통이 필요해서 옆으로 매는 가방보다는 등산가방을 매고 가자고 얘기했다.
12.3km나 되고 중급이라 좀 겁이 났다. 초급 코스도 2번 나눠서 걸어 무리하지 말자고 얘기 했지만, 엄마는 걷는다는 즐거움이 크다고 하셨다. 중간 중간 걸으면서 내게 고맙다고 하셨다. 같이 걷던 친구분들이 이제 다리가 아파서 평지도 어려워 혼자 걷는 부담감이 있으셨나보다. 나도 걸을때마다 친구에게 연락하고, 약속잡고 걷는 것보다는 한 집에 사는 엄마와 함께 걷는게 훨씬 좋다.
1정거장이지만 지하철을 타고 광나루역에 내렸다. 아차산은 꽤 유명해서 그런지 길동무들이 많다. 엄마는 설 전날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냐고 놀라신다. 그리고 구정 전날 여자 둘이 요리 하지 않고 산을 걷는다는게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고 말하셨다.
이전에 걸을때 용마 아차산만을 걸었다. 이번에는 망우, 용마, 아차산 3개 산을 걸었다. 아차산에 사람이 가장 많고, 점점 사람 수가 줄어들더라. 망우산에 진입하자, 좀 느낌이 쎄하다. 양 옆에 묘지들이 많다. 처음에는 어랏 공동묘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양 옆에 묘지를 두고 걷는다. 한 밤중에 걸으면 참 무섭겠다. 아무리 그래도 공동묘지까지 둘레길로 한 건 좀 거시기 하게 느껴진다. 길을 내면서도 묘지를 이장하지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그래도 3일차 걷고, 등산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그런지 엄마랑 계속 걷자고 얘기했다. 양원역을 가니 완전 신도시다. 아직 공사중이던데, 곧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되겠지? 신내역도 들어만 봤지 처음 와봤는데, 깡촌같이 느껴진다. 중랑구청이 가까이에 있는데도, 사람이 없는거 같다고 했더니, 엄마가 구정 전날 다들 시골가고, 집에서 쉬지 않겠냐고 이렇게 나온건 우리 둘뿐일꺼라고 하신다.
처음 가본 동네에 신도시를 보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는 하루였다. 벌써 스템프를 8개 찍어서 기분이 좋다. 부지런히 찍어야겠다.
2022년 1월 31일 276분, 18.43km, 27,099걸음 구정 전날 걷는 두 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