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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Mar 26. 2023

나무의 경제적 사고

   많은 나무들은 겨울이 되면 잎을 떨구어 자신을 가볍게 한다. 여름에는 생기 있는 초록 이파리들을 풍성하게 한껏 품고 있었을 것이다. 나무가 그런 이파리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한다. 그런데 겨울에는 한껏 관리해 온 그 잎들을 다 내려놓는다. 


   여름에는 열렬한 태양빛이 비치니, 나무는 여름에 에너지 수입이 많은 셈이다. 나무는 그런 풍부한 수입에 걸맞게, 많은 이파리들을 소유할 자격이 있다. 수입에 걸맞은 소유와 지출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겨울에는 태양빛의 힘이 줄어드니, 나무는 겨울에 에너지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나무는 수입이 줄어들자, 이파리들을 다 떨구면서 소유를 줄인다. 단순한 생활로 전환하는 거다. 겨울은 나무의 긴축 재정 시기라고나 할까? 나무는 에너지 수입을 고려하여 에너지 지출 또는 소유를 조절할 줄 아는 것이 아닐까? 


   내가 수입이 많을 때는 나에게는 그에 걸맞은 소유와 지출을 할 자격이 있다. 그런데 추운 겨울처럼 수입이 줄어들 때가 있다. 이제 줄어든 수입에 걸맞게 소유를 내려놓고 지출을 줄여야 하겠지? 가계 긴축 재정이 필요할 것 같다. 나는 나무의 경제적 사고방식으로부터 배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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