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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Apr 15. 2023

커피와 캐모마일 - 정신 약물 혹은 조언 한 마디

   커피의 성분은 신경을 각성시키고 우리가 잠들지 않도록 일깨우는 역할을 하곤 한다. 캐모마일의 성분은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취하도록 돕는다. 업무를 위하여 정신을 각성시켜야 한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그때는 커피 한 잔 해야지? 휴식을 위하여 내 정신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느낄 때도 있는데, 그때는 캐모마일 차 한 잔 하면 되겠다.  


   우리 마음을 다스리도록 돕는 약이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겠지? 커피는 무기력하고 느슨한 마음을 꽉 조아 매고서, 눈이 번쩍 뜨이게 돕는 갈색 약물이다. 캐모마일은 불안하고 힘겨운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헤치고서, 눈이 부드럽게 감기도록 돕는 노란 약물이다.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정신 각성제와 정신 안정제인 셈이다. 혹은, 우리 마음을 다스리도록 돕는 조언 한 마디가 자연에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커피에는 우리에게 건네는 곤두 세우는 격려 한 마디가 담겨 있다. 캐모마일 차에는 우리에게 건네는 부드러운 위로 한 마디가 담겨 있다. 일깨우기도 하고 평온을 주기도 하는 조언 한 마디인 셈이다.


   자연은 우리 마음이 때로는 느슨하고 때로는 불안하리라는 걸 알았게지? 그래서 우리 마음의 완급 조절을 도와주려고 천연의 선물을 마련한 게 아닐까? 자연이라는 친구는 내 마음을 잘 알아준다. 이런 마음의 약물 혹은 조언 한 마디를 카페에 들어가 받아들여야지. 그날그날 마음의 필요에 맞게 음료 한 잔 주문해 볼까?


   더 나아가, 우리 자신도 커피가 그러하듯이 무기력한 이를 각성시켜 주는 존재가 되어야지. 때로는 우리 자신도 캐모마일이 그러하듯이 불안을 느끼는 이를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가 되어야지. 자연을 닮은 사람이라면 분명 두 가지 종류의 말을 다 잘할 테다. 나도 누군가에게 때로는 커피 같은, 때로는 캐모마일 같은 친구가 되고 싶다.


   우리의 무기력은 커피같은 벗이, 우리의 염려는 캐모마일같은 벗이 평온하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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